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향해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지 이제 말씀하셔야 할 시간이 됐다”며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8·28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박 전 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이재명 의원님의 시간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저를 빼고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선거를 하는 것이 당을 혁신하고 다음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정말로 믿고 계시는지 말씀해 달라”라고 했다. 이어 “많은 외부인사들이 ‘당무위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공직도 하고 당직도 했는데, 대선 때 공헌했고, 비대위원장을 지냈고, 지지율도 3위인 저는 해당 없다고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말씀해 달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이 언급한 ‘지지율 3위’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가리킨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일~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은 8.8%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이 의원(33.2%), 2위는 박용진 의원(15.0%)으로 조사됐다.
그는 “의원님께서 제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하신 것은 민주당을 청년과 여성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혁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믿었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은 거꾸로 갔고 결국 참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반성하고 혁신하자는 저의 주장에 침묵했거나 반대한 분들은 지금 대거 당 대표 선거에 나왔고, 저는 정무적 판단 규정이 있음에도 무조건 안 된다며 막아서고 있다”며 “이것이 혁신을 약속한 정당이 취할 바람직한 태도인지 말씀해 달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이제 쓴소리 하는 청년 정치인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박지현의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란다”며 “저의 출마를 끝까지 허용하지 않는다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을 거부하는 낡은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이재명 의원께서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제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혀 달라”며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고, 다양한 혁신 아이템이 경쟁하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우리 민주당은 이기는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당 지도부의 설득에도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13일 우상호 비대위원장과 오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주 중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우 위원장도 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하셨다”면서도 우 위원장이 박 전 위원장 출마 자격에 대한 재논의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보 등록은 예정대로 할 것이고, 추후 결정은 당내에서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가 생각하는 예외 적용 사유와 당내에서 생각하는 사유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정당이 국민의 이야기를 좀 더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