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를 등지고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 장소는 국회 바깥인 정문 앞이었다. 출마를 선언한 다른 후보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과 다른 모습이다.
박 전 위원장은 당초 국회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국회 경내 기자회견에는 국회의원이 함께해야 한다는 규칙을 근거로 국회 방호과가 제지했다. 때문에 박 전 위원장은 회견 예정 시각을 30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정문 앞으로 장소를 바꿨다.
통상 원외 인사들은 국회의원에게 요청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경우가 많지만, 박 전 위원장은 ‘도움’을 받지 못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위원장의 약한 당내 기반이 출마 회견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던 시각 즈음에는 국회 소통관에서는 이동학 전 최고위원의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 김지수 그린벨트 공동위원장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 등이 이어졌다.
박 전 위원장은 “(몇몇 의원들이 소통관 대관을) 처음에는 수락했다가, 같이 서야 한다니 부담느낀 (의원) 분들이 있었고, 일정상 안 되는 분들도, 마음 속으로는 지지하고 있다는 의원님도 있었다”며 “더운 날씨에 더운 장소로 모시게 돼서 죄송하다”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에서 근무했던 김빈 전 행정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과 소통 없이 독선적으로 행동했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선배들이 연락할 때는 정작 받지 않고, 당대표 출마를 위해 필요할 때만 국회의원 선배들에게 연락했다고 알고 있다. 염치도, 일말의 양심도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김 전 행정관은 “처음에는 (박 전 위원장이) 잘 되기를 기대했고 응원했고, 우리 당 선배들과 좀 더 소통했더라면 소중한 자산으로 클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실망을 넘어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비대위가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박씨와 좀 더 명확하고 선명하게 조속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