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메시지가 공개된 지 50분 뒤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별 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26일 오후 6시 38분 페이스북에 “울릉도에 온 뒤로 많은 분들이 울릉도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신다”며 “지금까지 어업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던 저동항과 여객항의 역할을 하던 도동항에 더해 2만t급 선박이 접안 가능한 사동항이 잘 자리잡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썼다.

그는 “사동항과 바로 붙어서 건설 중인 울릉공항이 지금 예상되는 (활주로) 1200m보다 좀 더 길게 확장되어서 STOL(단거리 이착륙)기가 아닌 기종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울릉도에 풍부한 용출수를 먹는 샘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10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것은 이날 오후 공개된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의 문자 대화에서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해당 내용을 인지한 이후 별 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언론 보도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가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갈음하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 ‘할 말 있어요’에는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를 성토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실망했다” , “대통령은 품위를 지키라”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권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원내대표가 자기 정치에 눈이 멀었다” ,”고의가 아니라면 너무 무능력하다”고 쓴 글들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이준석 대표 토사구팽 한 것 누가 봐도 맞지 않느냐. 다시는 이 당을 지지할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이 정도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 당원권 정지 사유가 안 되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