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4시13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문자메시지가 26일 공개되자 일제히 당무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이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은 한심 그 자체”라며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씀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허언이었나? 민생 챙기기에 분초를 다퉈도 부족한 상황에서 당권 장악에 도원결의라도 하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은 기가 막히다”라고 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걱정은 안중에도 없이 뒤에서 몰래 당권싸움을 진두지휘했다는 말인가?”라며 “민생경제 위기에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권력 장악에만 몰두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직무대행의 모습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 징계에 관여했는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를 보면서 경악했다”라며 “대선과 지선에 공이 컸던 이 대표의 징계는 취업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성태 전 의원과 염동열 전 의원에 대한 징계와 비교할 때 그 수위가 높았다. 의도적인 찍어내기였다”라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내부총질이라는 표현도,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는 말도 대통령의 말로는 참 저렴하고 가볍다”라며 “청년 당대표의 도움을 받아 2030 남성의 표를 얻어 대통령이 된 분이, 고마움보다는 내부총질 운운하며 찍어내기로 일관하는 모습에 공정의 외피, 국민에게 충성한다는 거짓말로 직에 오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우조선해양 파업, 법에 근거하지 않는 경찰국 신설, 인사참사 등 관련자들과는 소통하지 않은 채 분란과 갈등만 만들어가는 대통령의 모습, 부끄럽고 참담하다”라고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겨우 한 달 전의 호언장담은 어디가고 오늘 밝혀진 대통령의 민낯은 낯 뜨겁기 그지없다”라며 “국민의힘의 당권 싸움 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있음이 더 분명해 보인다”라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대정부 질문 리뷰나 남기고 여당 대표 뒷담화를 할 때가 아니다. 재확산 우려가 현실이 된 코로나 상황을 엄중히 대처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서민경제 회복에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이라며 “국민의 실망이 분노가 되어가고 있는데도 대통령의 본분을 내팽개친다면 다음 사과문은 (권성동 직무대행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쓰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내부총질’ ‘당정이 하나되는…’ (민주당 내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이 듣던 소리여서 겁부터 덜컥 났는데 다행히도 여권 최고 수뇌부끼리 나눈 정담 중 일부”라며 “근데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도대체 여당이 뭘 잘한다는 거냐?”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권 대행에게 26일 오전 11시 39분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오후 1시 39분 좋다는 의미의 ‘엄지 척’ 이모티콘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