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뉴스1

이 전 대표는 13일 오후 2시부터 약 30분간 이어진 기자회견 이후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이나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과 만날 이유가 없을뿐더러 풀 것도 없다”며 “저는 이미 그 텔레그램 문자 이후 제 권한을 상실했다. 제겐 책임이 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이 대표가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해서 ‘오해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아들었다’라고 했는데, 대통령실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고 어떤 생각인지 명확히 알았기 때문에 자질구레한 상황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생각이 없다”고 했다.

주 비대위원장과도 만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주호영 대표께서 제게 할 말씀 있다더라도, 그것을 듣지 않는 것이, 저도 어떤 말을 드리지 않는 것이 주호영에게도 제게도 낫겠다는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사태에 있어서 주 위원장은 어떤 책임도 없다. 저에 대해 험담을 한 것도 아니고, 문자를 노출시킨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까. 주 위원장에게 등 떠밀 듯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갈등에 대해선 “모든 오해의 근원은 이미 1년이 넘은 ‘패싱 입당’”이라면서 “제가 정보를 유출했다는 오해 속에서 시작된 갈등이었다”라고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지난 1년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윤 대통령과 저 사이에서 많은 정보를 왜곡하고 이간질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다만 그랬기 때문에 이번 텔레그램 노출 사태는 제게는 특이했다”고 했다.

‘텔레그램 노출 사태가 특이했다’는 말의 의미를 묻자 이 전 대표는 “저는 체리 따봉을 받아본 적 없다”고 했다. 체리 따봉은 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이모티콘이다. 그는 “적어도 제가 바라던, 많은 분들이 상상했던 대통령의 모습이 겹쳐지는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또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서 한 말씀들이 진실이었을 거라고 생각했고, 대통령이시기 때문에 굉장히 당의 혼란 속에서도 절제된 표현과 입장을 보이셨다고 생각했는데 사적인 텔레그램 메세지라고 하더라도 이면에 다른 생각이 있었구나 싶어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