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관계자들)들을 비판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현재 심경을 전했다.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지금 이 전 대표의 감정 상태는 배신감이냐, 모멸감이냐, 자괴감이냐”는 질문에 “그런 감정들은 사실 지난 대선 때부터 누적됐다. 지금 와서 갑자기 특별한 감정이 생기겠냐”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6월 11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때, 제가 그때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1년 동안 사람 고생시켰으면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 좀 하겠다고. 소위 자기정치라고 표현되는 건데 그 뒤에도 끝없이 못하게 하려고 방해했다. 지금 혁신위 같은 것도 윤핵관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윤 대통령의 ‘이 새끼, 저 새끼’ 발언에 대해 진행자가 “이 전 대표 없는 자리에서는 그런 표현도 할 수 있지 않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술자리나, 제가 있는 자리에서 나왔으면 남자들 사이에 그렇게 하다가 과격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 이러는 건데, 그게 좀 이상하게 발달했다”고 했다.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당시, 연설 중인 윤 대통령 뒤에 앉아 있던 (빨간색 동그라미 왼쪽부터)윤호중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과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SBS유튜브

이 전 대표는 “제가 전해 듣기로는 언론인한테도 그런 표현이 직접 들어간 바가 있고, 선거에 좀 중요한 역할을 맡는 사람들이 직접 들을 정도로 그런 게 있었다고 한다. 그게 일부에게는 지령처럼 들릴 수 있었다. 우리 당에는 좀 눈치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민감하다”고 했다.

그 예로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겪은 일을 전했다. 그는 “울산 회동이니 뭐니 해서 잠깐 (윤 대통령과) 봉합되는 모습을 보이면, 당내에서 저를 때리던 사람들이 쥐 죽은 듯 조용해진다. 갑자기 제 방 찾아와서 ‘대표님 제가 평소에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시죠’라면서. 그런데 또 나중에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어떤 발언을 하셨다면서 귀신같이 익명 인터뷰로 공격을 한다”고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호중 전 비대위원장 오른쪽에 앉아, 연설 중 카메라에 잡히진 않았다/SBS 유튜브

이 전 대표는 ‘공개되지 않은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관계는 어땠냐’는 질문에 “피상적으로는 서로 예우했다”고 했다. 또 6월12일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대통령실이 부인한 것에 대해선 “이준석을 거짓말쟁이 만들기 위한 작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여당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는 걸 경계한 것 같냐”는 질문엔 “그게 지금 이런 거다. 그 당시에는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체리 따봉’(윤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이모티콘)같은 걸 겪고 나니까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이었나라는 걸 느끼게 하는 지점이 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취임식 때다. 이 전 대표는 “취임식 때 제 얼굴이 안 나왔다. 대통령 정면 뒤에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윤호중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잡혔고, 저는 카메라 사선에서 벗어나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저 같은 사람은 실무자 실수겠지 이렇게 하는 타입인데, 어제 누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 보고 ‘진짜 (일부러) 그랬나?’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