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이 제기한 비대위 전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음에도 당이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한 것에 대해 “무리수를 덮으려고 또 다른 무리수를 일으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가 법원 결정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칠곡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29일 대구‧경북(TK) 지역 언론인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상황들이 반헌법적이었다는 판단까지 나온 만큼 정치권에서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법원의 판결이 2~3주 정도의 숙고 속에서 나온 만큼 어떤 정당이나 개인이 입장을 낼 때 그것을 존중하면서 입장을 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내 법조인 출신 의원들을 겨냥해서는 “사실 지난 가처분 심리 때도 우리 당의 판사 출신 의원들이 전부 다 나서서 사법부에 대해 모욕적일 수도 있는 발언도 하고, 또 너무 (가처분 인용이 안될 거라고) 선언적으로 얘기하다가 다 망신을 산 것”이라며 “지금 우회로를 찾는 것이 답이 아니라, 반헌법적이라고 규정된 상황, 또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적시된 것들에 대해 좀 더 포괄적으로 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통해 윤리위에 자신에 대한 추가 징계를 요구한 것에 대해선 “의원총회에서 윤리위에 지령을 내리는 듯한 모습 자체도 국민들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계실 것”이라며 “최근에 당 윤리위의 역할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뭐 저런 정치적인 행동을 하느냐’고 오해할 만한 부분도 있었던 거 같다”고 했다.
‘법원 결정 직후 TK를 찾은 것이 TK를 정치적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대 해석은 할 필요가 없다”며 “(TK를 발판으로 삼으려면) 제 친가와 외가가 있는 것을 넘어선 정치적 비전을 계속 보여주고 이 지역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럴 계획은 없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언론의 관심을 피해가지고 장기간 머물러야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일가 친척의 공간을 빌릴 수 있는 칠곡으로 온 것이지,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지방을 두루 다니면서 지방의 문제를 살피는 건 긍정적이다. 지금보다 더 자주 있어야 된다”며 “대구와 광주, 부산 등 지방 수부(首府)도시에 오히려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것에 대해서는 “이재명 신임 대표의 장점이라고 하면 역시나 공세적인 면일 것”이라며 “그런데 앞으로 우리 당이 그걸 잘 받아낼 수 있을 지는 약간 걱정이고, 당에서 잘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지도 지금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