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자신이 ‘가처분 인용 시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언급했다는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주장에 “8월 초 상황의 이야기를 왜 지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미경 ‘이준석, 가처분 인용땐 대표 사퇴한다고 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이같이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정 전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최고위원 사퇴 3~4일 전 이 대표와 제주도에서 만나 한라산에 갔다”며 6시간 동안 이 대표와 깊은 속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게 ‘대표직을 사퇴하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대표가 ‘난 안 믿는다. 내가 기회를 잡았을 때 계속 갖고 가야 한다. 지금 그 기회를 내려놓으면 나한테 뭐가 오겠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또 정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게 ‘가처분 신청하면 절대 안 된다’고 했으나, 이 대표는 ‘난 가처분 신청할 거다. 가처분 인용되면 그때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이제 그의 말대로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됐으니까 이 대표는 물론, 동시에 이번 사태를 촉발한 권성동 원내대표도 사퇴해야 한다. 그것만이 해법이다. 그러면 비대위를 만들 수 있다. 사법부하고 싸우면 안 된다. 이준석·권성동 다 사퇴하고 새롭게 가는 게 맞다”고 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기 앞서 이 대표에게 “나랑 같이 사퇴하고 미국으로 가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그는 “’당장은 억울하겠지만 지는 게 이기는 거다. 대장의 길을 가라’고 했다. ‘당신을 징계한 이양희 윤리위원장도 당신이 임명했으니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나’라고도 했다. 그러나 내 말을 안 듣더라. ‘내가 지금 사퇴하면 내게 주어지는 게 뭐냐’고 하더라.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으니, 참다못해 ‘그만 자중하고 멈추라’며 대표직 사퇴를 공개 촉구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도 정 전 최고위원과의 제주에서 나눴던 대화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정 전 최고위원이 저에게 가처분 (신청)을 하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 이야기했고, 저는 정 전 최고위원에게 ‘가처분을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잘못된 것을 교정하고 사퇴해도 사퇴하는 거지 이건 용납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정 전 최고위원에게) ‘가처분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득했고, 그즈음 (정 전 최고위원은) 장제원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 후 ‘본인은 사퇴하겠다’며 단독으로 (최고위원)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전 정 전 최고위원과 어떤 대화도 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물론 가처분 이후 저자들이 처신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다른 방향성도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지금 방향성을 보면 정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8월 초의 낭만 섞인 결말은 말 그대로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