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튜브 채널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기소를 발표한 그 순간, 이 대표는 유튜브채널 ‘이재명’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다. 기소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을 시청 중이던 이 대표 지지자 8000여명이 검찰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피해자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란 해석이 나왔다.

8일 오후 4시40분쯤, 유튜브채널 이재명에선 이 대표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라이브잼’ 코너에 실시간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LIVE] 풍성한 한가위, 계산시장에서’라는 제목이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기소가 예정된 상황에서였다.

/이재명 유튜브 채널

이 방송을 제외하고 가장 최근에 이 코너에 올라온 영상은 8월15일이 마지막이었다. 3주만에, 하필 기소가 예정된 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이다. 라이브방송이 시작되자 소위 ‘개딸’로 통칭되는 이 대표 지지자 8000여명이 영상에 몰려들었고, 댓글창에 응원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인천 계산시장을 돌며 상인들, 손님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오후 5시15분, 검찰이 출입기자단을 통해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 불구속 기소 사실을 알렸다. 이 소식이 온라인 뉴스를 통해 전해지자 댓글창은 분노의 도가니로 변했다. 댓글창에는 “이잼(이재명) 건드리면 가만 안둔다”, “기소하면 어쩔건데?”, “재판에서 이기면 되는 것 아니냐” “이재명 건드리지마. 일잘하는 이재명 희망의 아이콘”, “이 대표 기소한 검사 이름이 어떻게 되나?” 등의 글이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이 대표는 방송 중 계산시장에서 계양산시장으로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정치라고 하는 게 국민들 대신해서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인데, 저희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민생에, 국민여러분의 삶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정치권과 검찰에선 이 날의 라이브 방송에 대해 ‘철저히 계산된 행동’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공소시효 만료 시점은 하루 뒤인 9일 밤 12시. 그러나 공휴일이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사 출신인 이 대표는 검찰의 속성상 휴일이 되기 전날 퇴근 시각 무렵까지 최선을 다해 공소장을 작성할 것이고, 그러면 퇴근 시간대가 된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계산해 라이브 방송을 띄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시장에서 시민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검찰 기소 소식이 날아들면 피해자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며 “검찰 소환 통보에 ‘전쟁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노출한 것부터 라이브 방송까지 모두가 이 대표의 의도된 전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