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감사원 감사 재연장 관련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상털기식 불법감사를 즉각 중단하라”며 “임기를 지킬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위원장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전날(7일) 권익위에 대한 감사를 재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현희 위원장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과도 같은 공포를 이기면서 임기를 지켜내겠다”며 “대법원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임기가 보장된 공직자에 대해 감사를 통하여 사퇴를 압박한 경우도 유죄확정 판결을 했다. 거의 판박이 사례가 (권익위에서) 재현된 것”이라고 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겨냥해서는 “감사도 하기 전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 감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국민권익위원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감사원 조사관들은 갖은 협박과 회유로 미리 짜여진 각본에 맞는 특정한 답변을 강요하며 그 답변을 할 때까지 강압 조사를 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하루에도 몇번씩 이 길을 계속 가야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며 “그것이 감사원의 이번 감사 의도인지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라고 했다.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올 필요 없는 사람’이라며 국민권익위원장의 국무회의 배제발언을 한 후 국무회의에서 왕따를 당하고, 이어서 이례적 특별감사가 시작됐다”며 “법치와 공정이 무시되는 이 현실. 과연 이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상식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이제라도 권익위에 대한 불법 직권남용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며 “불법 감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끝까지 민사, 형사, 행정상의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권익위에 대해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감사를 진행한 후 본감사를 2주 연장해 이달 2일까지 감사를 진행했었다. 감사원은 전날 오는 14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감사를 재연장한다고 밝혔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 위원장은 착각의 늪에 빠져있다. 자신을 정권의 탄압받는 투사로 치환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거듭하며 자기 연민에 빠져드는 모습이 볼썽사납다”며 “이번 권익위에 대한 감사는 자신의 부적절한 업무 활동에 대한 의혹으로 인해 시작됐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