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내 떨어진 사고와 관련, 밤사이 불길과 함께 큰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려 주민들이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니냐'며 불안한 밤을 보냈다. 군은 연합 대응 사격에서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5일 밝혔다. /독자제공 연합뉴스

군이 4일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 차원에서 발사한 현무-2C 미사일이 당초 동해를 겨냥했지만, 비정상 비행을 하며 서쪽으로 날아가 우리 군 기지의 골프장 페어웨이에 떨어졌던 것으로 5일 파악됐다. 탄두가 폭발하지는 않고 추진체만 연소돼 군·민간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조사 결과 낙탄한 탄두로부터 불과 700m거리에 민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무 미사일이 표적 방향과 거의 정반대 방향으로 이탈하며 오발 사고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현무-2는 A, B, C 세 종류가 있는데, 현무-2 C형이 북 도발 대응 실사격에서 오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따른 대응사격으로 발사한 '현무-Ⅱ' 탄도미사일 1발이 비정상 비행 후 낙탄한 가운데 5일 탄이 떨어진 강원도 강릉의 부대에서 폭발물이 적힌 팻말이 붙은 차량이 나오고 있다. 2022.10.5/뉴스1

합참 관계자는 5일 출입기자단 브리핑에서 “미사일을 4일 23시 강릉의 한 군 기지에서 동해상 특정 좌표를 겨냥해 쐈지만, 비정상 비행을 하며 뒤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미사일을 동쪽으로 쐈는데, 서쪽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그는 “미사일은 군 기지 내 야지, 즉 골프장 페어웨이에 비정상 낙탄됐다”고 말했다.

합참에 따르면, 미사일은 탄두와 추진체가 분리되며 지상에 떨어졌는데, 발사지점으로부터 탄두는 1km, 추진체는 1.4km 거리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탄두와 가장 가까운 민가까지는 700m 거리였다.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5일 동해상으로 지대지 미사일 사격을 하고 있다./합참 제공

합참 관계자는 “추진체의 추진제(연료)가 금세 연소돼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고, 다행히 어떤 인명 피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다만, 사고 발생 이후 주민들에게 이번 사고가 훈련 도중 군 내에서 발생했고, 금세 안전 조치됐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지 못해 놀라게 되신 점에 대해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일, 한·미 양국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