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총격으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와 김기윤 변호사가 5일 인천시 계양구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지역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피해자 고(故) 이대준씨의 유족이 5일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최근 감사원은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했다. 이에 민주당이 반발하자 유족이 직접 항의에 나선 것이다. 특히 유족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것이 아니라 그냥 피의자로 다루라”고 한 사실을 언급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대준씨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이재명 대표 지역사무실에 전달한 항의문에서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지만 결국 차일피일 시간끌기로 일관하다가 (관련 기록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역사의 진실을 은폐했다”며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그 시간동안 뭐했나? 저를 찾아와 국방부 SI(특수정보)첩보를 살펴보니 월북의 정황이 확실하니까 인정해라, 어린 조카들을 위해 인정하면 기금을 조성해 보상하겠다고 했다. 여당 의원의 신분으로 뒷짐만 지고 방관만 했다”고 했다.

이래진씨는 “(민주당은) 지금 야당의 지위에서 또다시 2차 가해를 자행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어찌 여야가 있겠나? 민주당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데 지위와 출신 정파만 따지면서 시기를 놓치고 말로만 떠드시나?”라고 했다.

이어 “온 국민의 관심사인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통해 국민 앞에 속 시원하게 밝혀 주시라”며 “이미 감사원 조사와 국민의힘 TF조사에서 밝혀진 사실들은 공개가 되어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이렇듯 명백한 직무유기 태만이 있는데도 정치공작을 운운하고 유신독재라 칭하며 물타기 하시나?”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6년 11월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겨냥해 쓴 글. /트위터

이씨는 “형으로서 시신 없는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 심정 헤아려 보셨나? 아빠가 왜 죽어야 했는지, 그 어린 아이의 가슴에 월북이라는 용어가 얼마나 가슴 아프고 무거운 짐이었는지 생각해 보셨나?”라며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11월 20일 당시 야당 대표 시절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와 조사를 해야 하고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것이 아니라 그냥 피의자로 다루라고 했다. 했던 말에 약속을 지키시고 국가의 어른으로서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 정치. 이제는 아웃시키는 게 최선”이라며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국회는 국민을 대변하여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는 입법기관으로 의무와 사명이 존재하는 곳이다. 다수당으로서 힘을 과시하거나 독재적으로 그 힘을 사용하는 곳이 아니다. 이제 국회 본연의 임무와 대통령기록물 열람의 약속을 지켜주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