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억3100만원 상당의 방위산업체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은 방산업체의 사업을 허가·관리하는 방위사업청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어 방산주 보유는 직무 관련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한 전직 위원은 “국방위원이 방산주를 억대 규모로 보유한 것은 이해 충돌, 직무 관련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관련 심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지난 6월 1일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 출마 결정을 하기 전에 매입한 것”이라며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발간된 국회공보 제2022-120호의 이재명 국회의원의 재산 신고 내역. 주식 부분 이외 재산 내역 등은 편집. /조선일보

지난달 27일 발간된 국회 국회의원 재산 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대표는 한국조선해양 1670주, 현대중공업 690주 등 2개 종목 주식을 총 2억3125만원에 신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기존 예금 자산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신고했다. 이들 방산 주식은 이 대표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후보 당시 신고한 재산 내역에는 없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 주식 매입 시기는 올해 3월 9일 대선 이후부터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 기간인 5월 중순 사이로 추정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대표가 후보 등록을 하던 지난 5월 12일에는 8만6800원이었으나 두 달 만에 25%쯤 올라 8월 26일에는 장중 최고가인 10만1500원을 찍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5월 12일에는 12만4000원이었지만 두 달 만에 15% 이상 올라 8월 26일에는 14만9500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 두 주식 모두 같은 날까지 계속 오르며 수개월 사이 최고가를 찍었다. 8월 26일은 금요일로 이 대표가 28일 일요일 당대표 후보로 최종 선출되기 전 마지막으로 거래가 있던 날이다. 이후 두 주식은 하락해 11일 종가 기준 현대중공업은 1주에 11만6500원, 한국조선해양은 1주에 7만6600원이다. 이 대표가 두 종목의 현 보유량이 국회 신고 때와 동일하다면 현재 두 종목 보유가는 2억830여 만원으로 매입 때보다 약 2300만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조선지주사)과 현대중공업은 해군에 함정 관련해 납품을 하는 방산업체들이다.

정치권과 방산업계에선 지난달 말 국회 공보를 통해 이 대표의 방산주 보유 사실이 드러나자 여러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 대표는 대선 기간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주식에 일가견이 있다는 걸 강조했다”면서 “그런 그가 국방위원이 되기 직전 다른 것도 아닌 방산주를 신규 매입해 그 의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어느 상임위에 속하든 특정 주식을 3000만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직무 관련성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국방위원이 방산주를 보유했다면 직무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다른 상임위원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