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지도자대회 참석한 尹대통령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2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하고 국민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새마을운동이 다시 한번 일어나야 할 때”라고 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5개월이 지나도록 서울 한남동 공관(公館)으로 이사하지 않고 서초구 자택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야권에선 용산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공관 이전에 대해서도 비용 증가를 이유로 정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남동 공관 입주 시기에 대한 질문에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제 어느 정도 안전장치 이런 게 다 된 거 같아서 차차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워낙 바쁘고 해서”라고 말했다. 관저의 경호 공사 등이 완료돼 언제든 이사할 수 있는 상태지만, 안보 이슈나 국정감사 등 현안이 산적해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저 내부 인테리어나 경호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의 결심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사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며 “곧 입주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통령 관저를 청와대 관저(812평)의 절반 규모인 한남동의 외교부 장관 공관(420평)으로 확정했고, 리모델링 기간을 고려해 6월을 잠정 이사 시기로 잡았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도 서초구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관저 입주 시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때마다 ‘인테리어 공사’ ‘경호 공사’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는 사이 지난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엔 윤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 전화 지시’ 논란 등 출퇴근 리스크가 불거지기도 했다. 한남동으로 이사할 경우 출퇴근 시간이 절반 정도인 5분 이내로 단축돼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된 ‘동선 노출’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9월 초 태풍 힌남노 대응을 위해 비상 대기를 하면서 한남동 관저를 이틀 정도 이용한 게 전부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관저 내부 공사를 수의계약한 업체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업체”라며 “관저 공사 특혜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관저에서 비상사태 발생 시 이착륙할 정규 헬기장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관저 입주 문제가 집무실 용산 이전과 맞물려 정쟁 도구가 된 것이다. 민주당은 또 기존 공관을 내준 외교부 장관이 새 공관을 과거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 등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기로 하면서 최소 24억원의 예산이 추가 배정됐다고 주장했다.

최근엔 여권에서도 “공사가 완료됐는데 굳이 이사를 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 이전을 추진했을 때와 대비된다는 지적이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윤 대통령은 온갖 무리수를 쓰더라도 취임 당일부터 용산 국방부 청사를 새 대통령실로 쓰겠다고 발표했는데, 한남동 입주가 지연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야권의 공세 등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공관 이주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