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같은 특수통 검사 출신이자 친윤 그룹으로 분류되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여러 여권 인사들 입에 한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한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 “한 장관의 경우 법무부 장관을 영원히 할 수는 없다”며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을) 그만두면 변호사를 하든 정치에 입문하든 두 가지 길밖에는 없다. 본인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장관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하느냐 못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정치적인 욕심이 있어서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 나름대로 준비를 해나가면 그다음에는 아무도 예측을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시기쯤 되면 장관 임기가 한 2년쯤 지난 것 아닌가. 대개 장관을 한 2년 할 것 같으면 역량을 다 발휘했다고 본다”며 “미래에 대한 선택을 할 시기이기 때문에 한 장관 개인에게 달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개인적으로는 총선 즈음 (한 장관이) 한 번 나서줬으면 좋겠다”며 “총선에서는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젊고 유능하고, 상식과 공정 가치를 담고 있는 사람, 이런 분이 어떻게 보면 진두지휘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보다 당에서 아마 요청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며 “국회에서 제1당이 되기 위해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한다. 수도권을 파고들기 위한 신선한 바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법무부 장관도 잘할 것이고, 총선에 나와서도 잘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장관으로서의 일에 충실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권발 한 장관의 출마설은 전날(18일) 유 의원의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유 의원은 18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한 장관 출마는)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상의 안정적 지지세를 받고 국정 운영에 있어서 대통령실 운영, 각 행정부처 운영이 자리를 잡는다면 그때는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형두 의원은 같은 날 밤 CBS 라디오에서 유 의원의 ‘한 장관 출마 가능성’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윤 대통령은 압도적인 야당 의석 때문에 다음 총선까지 큰 국가적 과제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지 않는가”라며 “그때 되면 과거 민주당 정부도 그랬듯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아주 훌륭한 정치적 자원을 많이 충원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무위원들 중 평판이 높은 장관들이 물망에 오를 것이다. 치어리더 같은 분이 나와서 선거 분위기를 확 이끌 것”이라며 “(한 장관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의 정계 진출설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여권에서 공개적으로 관련 이야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혹시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 있나”라는 권칠승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지금 여기서 왜 그런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현재 그런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