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이 진실일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늦은 밤 페이스북에 “대선자금 진실게임 1″이라며 영상을 하나 올렸다.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키맨’으로 불린 남욱 변호사가 작년 10월 국내로 체포되기 직전 미국 공항에서 한 방송사와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영상에서 남 변호사는 “12년 동안 그 사람(이 대표)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왔겠어요. 아유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남 변호사의 인터뷰를 소환하며, 다시 한번 불법 정치자금 연루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다음날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도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에서 같은 영상을 틀었다.
이 대표가 올린 영상은 16초 분량이다. 영상에서 남 변호사는 기자에게 “내가 아는 12년 동안 그 사람(이재명 대표)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봤겠어요. 트라이를. 아유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했다. 이어 남 변호사가 “아유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한 번 더 재생되고, ‘남 변호사의 발언은 대체로 이재명 지사와 이 사건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취지였습니다’라는 기자의 멘트를 그대로 옮긴 자막이 등장했다.
이 대표는 영상과 함께 “12년간 트라이해 본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혔다고 JTBC와 인터뷰했던 남욱이(2021. 10.) 그 이전(2021. 7-8월)에 이재명의 대선 경선자금을 줬다고 최근 검찰 진술했다는데(2022. 10.) 어떤 말이 진실일까요?”라고 적었다.
이 대표의 한밤중 게시물은 남 변호사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8억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보도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21일 김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남 변호사로부터 4회에 걸쳐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중 김 부원장이 직접 받은 건 6억원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작년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먼저 20억원을 요구했다는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에게 부탁했고, 남 변호사가 작년 4~8월 4회에 걸쳐 8억여원을 정민용 변호사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 친여 방송인 김어준도 남욱 영상 재생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도 이날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다시 소환된 게 남욱 변호사가 작년 10월에 이재명 대표 돈 문제에 관해 언급한 적 있다”며 이 대표가 올린 영상을 틀었다. 이어 김씨는 “최근 남욱, 유동규가 돈을 줬다는 식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보도가 있다”고 했다.
김씨는 검찰이 김용 부원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하던 시절의 스타일이다. 속전속결로 때려잡는 거. 여기에 대해서 어제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방향과 속도를 보면 이재명 대표를 구속 골인 시키는 게 목표인 거 같다. 설마 1야당 대표고 직전 대선 후보인데 그렇게 까지 하겠냐. 제가 지켜본 윤석열 라인은 그렇게 한다. 검찰총장일 때도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됐는데 뭘 못하겠냐. 그걸 목표로 해서 달려가는 거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리고 특검을 통해 대장동 의혹 해소하자는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