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지칭해 예결위가 한때 파행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모독’이라며 사과를 요구했으나, 한 장관은 거부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의 사과 요구에도 한 장관은 거듭 거부의 뜻을 밝혔다. 자신의 발언으로 예결위가 파행을 거듭하자, 한 장관은 자정을 넘겨 유감의 뜻을 전했다.

(왼쪽부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우원식 민주당 의원/유튜브

‘음모론자’ 발언은 전날 저녁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 장관에게 “이태원 참사가 한 장관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교통방송(TBS)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만들고 민주당 의원이 참여해 민주당 전체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어준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서 정치 장사를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그리고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황 의원은 앞서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한 장관이 추진 중인 ‘마약과의 전쟁’ 기조가 이태원 압사 참사의 배경이 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는데, 이에 대한 비판이었다.

동료 의원을 ‘음모론자’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모독”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한 장관의 사과와 퇴장도 요구했다.

한 장관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의 사과 요구도 거부했다. 우 의원이 “매우 잘못된 이야기다. 그부분에 대해서 사과하실 의사가 있냐”고 묻자 한 장관은 “사과할 뜻이 없다”고 했다. 당황한 우 의원이 “뜻이 없다고요?”라고 되물었다. 한 장관은 “네”라고 답했다. 우 의원은 의원들을 바라보며 “음...”이라고 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의 발언으로 예결위가 두 차례 파행되자, 한 장관은 8일 0시20분에 재개된 예결위에서 “어제 저의 답변으로 예결위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