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생일인 작년 11월 27일 전남 여수 낭만포차거리에서 지지자로부터 받은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끄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 김혜경씨. /연합뉴스

‘사법 리스크’에 처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얄궂은 현실이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로부터 성남FC 후원금 사건 수사와 관련 소환 통보가 알려진 22일은 이 대표의 호적상 생일이다. 지난달 음력 생일에는 최측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검찰이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2월에는 유독 정치인들의 생일이 많다. 지난 18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생일이었다. 윤 대통령은 용산에서 참모들에게 축하를 받고 지지자들의 화환 선물을 받았다. 다음 날인 19일은 사면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생일이었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입원 중인 MB를 찾았다.

22일은 이 대표의 주민등록상 생일이다. 하필 이날 경북 안동 지역 민심 탐방 행보에 나서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 사실이 공개됐다.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1일 이 대표에게 다음주 출석을 통보했고, 이 대표의 호적상 생일인 이날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이 대표의 호적상 생일이지만 이 대표는 실제 음력 생일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음력 생일은 1963년 10월 23일로 지난달 16일이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음력 생일에는 이 대표의 최측근이자 ‘정치적 동지’라는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검찰이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는 어린 시절 가난한 환경 때문에 어머니가 자신의 생일을 잊어버렸다면서 점쟁이를 통해 1963년 음력 10월 23일로 생일을 정하고 그렇게 챙겨왔다고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 대선 선거 운동 기간 음력 생일을 맞은 이 대표는 전남 지지 유세 도중 지지자들에게 생일 케이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이 대표의 음력 생일은 ‘사법 리스크’에 둘러싸인 이 대표의 현 상황을 방증하듯 별다른 행사 없이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정진상 실장은 이 대표의 음력 생일에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돼 사흘 뒤인 19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