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14일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숨어 있다가 선거가 있으면 연탄가스처럼 탁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연탄가스를 쐬고 바퀴벌레들이 못 참고 튀어나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맞받았다.
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3·8 전당대회 예비 경선(컷오프)에서 ‘친(親)이준석계’ 후보들이 약진했다는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책임당원들은 대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했던 내부 총질, 내부 분란에 대해서 굉장히 반감이 큰 분들이 많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 네 분이 독자적으로 나왔다면 모를까 지금 사실상 ‘이준석 아바타’로서의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며 “(네 후보가) 그 부분을 부정하지 않고 활용하고 있는데, 100% 책임당원 투표의 경우에는 지지를 일정 부분 이상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미풍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당원들은 5년 전, 10년 전의 일도 잘 잊지 않는다”며 “불과 1년 전에 벌어졌던 그 많은 내부 총질과 더 심하게 하면 대선 과정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까지 (이 전 대표 행보를 두고) 분탕질이라고 표현도 하는데 (책임당원들이), 이런 부분을 굉장히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다”며 “이 전 대표는 숨어 있다가 선거가 있으면 우리 모 시장께서 말씀하시듯이 연탄가스처럼 탁 나타난다. 그동안 잠행해왔다가 선거 때가 딱 되니까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연탄가스’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썼던 표현이다. 그는 지난달 11일 유승민 전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가 그를 향해 “연탄가스처럼 틈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서 당원과 국민을 이간질하는 그 못된 버릇은 새해가 됐으니 모두 버리고 아직 시간이 있을 때 개과천선(改過遷善)하라”고 했었다.
이 전 대표는 유 의원을 ‘바퀴벌레’에 빗대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유 의원 라디오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연탄가스를 쐬고 바퀴벌레들이 못 참고 튀어나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그들의 익명 가면을 벗기려면 연탄가스가 제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