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에 머물던 교민과 대사관 직원 등이 제다 공항에 내리는 모습. /알아리비아TV 유튜브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한 수단에서 우리 국민 28명 전원이 무사히 구출됐다. 공군 수송기를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도착한 이들의 얼굴에서는 안도하는 환한 미소가 띠었다.

아랍 매체 알아라비아 방송은 24일(현지시각) 포트수단에서 교민 28명을 태우고 이륙한 공군 C-130J 수송기 ‘슈퍼 허큘리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전했다. 수송기가 착륙해 활주로를 이동하는 동안에는 박준용 주사우디 대사와 한병진 제다 총영사가 현장에서 교민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우리 교민들을 태운 수송기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도착한 모습. /알아리비아TV 유튜브

수송기의 문이 열리고 교민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길을 만들고 선 사우디 군 관계자들은 환영의 의미가 담긴 장미꽃과 다과를 준비해 건넸다. 박 대사도 직접 나서 짐을 대신 들어주는 등 교민들을 반겼다.

교민들은 다소 지친 기색이었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환영 인파에 고개 숙여 인사했고 함박웃음으로 화답했다. 또 장미꽃을 전달받은 뒤 두 손을 번쩍 든 여성도 있었다. 이 모습을 본 관계자들도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쳤다. 모두의 손에는 작은 태극기도 하나씩 들려있었다.

수단에 머물던 교민과 대사관 직원 등이 제다 공항에 내리는 모습. /알아리비아TV 유튜브

이날 수단을 떠나 제다에 도착한 교민 28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잔류를 희망한 1명을 제외한 현지 체류 국민 전원이다. 앞서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한국시각으로 24일 밤 브리핑을 통해 “지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작전명 ‘프라미스(promise)’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아무 피해 없이 철수를 희망하는 국민 28명 전원이 안전하게 위험 지역을 벗어나게 됐다”며 “이들은 제다에서 기다리고 있는 대형 수송기 KC-330(시그너스)에 탑승해 서울공항으로 직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유지인 제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교민들은 25일 오후 4시쯤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인원은 한국행을 희망하는 26명이며, 당장 귀국을 원하지 않은 2명은 제다에 머문다. 이들이 한국에 도착하면 정부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관련 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수단 교민 맞이하는 주사우디 외교부 직원과 군인들. /알아리비아TV

한편 정부는 이날 하르툼 주재 한국 대사관에 피신한 교민 28명 전원을 800㎞ 거리인 포트수단으로 대피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공군 공정통제사(CCT),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DDH-II·4400t급) 등 육·해·공 최정예 부대가 동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