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원대 가상화폐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당에 진상조사단을 구성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주식을 팔아서 코인 투자에 집어넣었다는 9억원 외에 2021년 갑자기 생겨난 ‘농협 예금 10억원’ 등 자신의 해명으로 해소되지 않는 의혹에 대해선 이날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김남국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보다 강력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청드린다”며 “당이 구성한 조사단과 검증 방법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현재 당에 소명하는 과정을 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이 사건 초기부터 저는 일체의 불법과 위법은 전혀 없었고, 일련의 모든 거래가 실명 인증된 계좌만을 통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두 쉽게 검증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터무니없는 왜곡·의혹 보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보다 철저하고 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더불어민주당에 제안드리고자 한다.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보다 강도 높은 진상조사에 적극 임하겠다”며 “철저한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당이 구성한 조사단과 검증 방법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김남국 의원의 ‘60억원대 코인 거래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이상 거래’로 보이는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김 의원은 2022년 2월 최대 60억원어치의 위믹스 코인을 보유했다가 그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한 바 있다.
김남국 의원은 연일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근거 제시나 해명이 일방적·부분적으로만 이뤄지고 있어서다.
일례로 김남국 의원은 지난 9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초기 투자금과 관련 “변호사 일을 하고 있었을 때였기 때문에 제 돈으로 ‘내돈내투’(내 돈으로 내가 투자)한 것”이라고 했지만 2020년 3월 국회의원 후보 시절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는 변호사 시절 월 100만원도 벌지 못했다고 했다.
또 김남국 의원이 보유한 것으로 보이는 가상 화폐 지갑의 주소와 위믹스 코인의 거래 내역이 공개됐는데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의 최대 수량이 당초 알려진 80여 만개보다 훨씬 많았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외에도 김 의원은 2021년 2월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팔아 조성한 10억원으로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과거 재산 신고 내용과 충돌한다.
2020년 말 기준, 김 의원 재산 내역에는 LG디스플레이 주식 9억4002만원어치, 예금 1억4769만원이 포함돼 있다. 2021년 말 기준 재산 신고에서는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농협은행 계좌 등의 예금은 11억1581만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예금 9억7000만원 증가 이유를 ‘보유 주식 매도 대금과 국회의원 급여’라고 신고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김 의원에게는 당시 가상화폐에 투자할 돈이 없었다는 얘기다.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일부 언론에 “늘어난 자산은 (2021년) 가상 화폐 투자로 인한 이익 규모로 보면 될 듯하다”고 했다. 가상 화폐를 현금화해 농협 등에 예금하고 재산 등록을 했다는 얘기다.
조선닷컴은 그동안 김남국 의원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김남국 의원과 의원실 모두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남국 의원 측은 지난 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주식 거래 내역을 공개할 순 없다며 “그냥 믿어달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며칠 동안 기자님들 전화를 다 소화하면서 최대한 충분하게 설명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정말 물리적으로 시간 내기가 쉽지가 않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기성 언론과는 소통하지 않다가 지난 9일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