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오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체포에 나선 경찰관에게 막대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고공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간부를 곤봉으로 진압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과잉진압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정글도와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노조를 대체 어떻게 진압해야 하는 거냐”며 경찰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사고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시 야만의 시대, 폭력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며 “그 위험한 고공에서 경찰봉을 휘둘러 농성자 머리에 피를 흘리게 할 만큼 폭력을 가할 필요가 있었는지 참으로 의심스럽다”고 했다.

서동용 민주당 원내부대표도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장관 등이 노동자들에게 건폭, 빨대, 기생, 조폭, 약탈 집단 등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엄정 대응을 지시한 후 경찰의 집회 시위 대응이 과잉 진압으로 흐르고 있다”며 “새벽 시간 조합원 십여 명밖에 없는 농성장에 경찰 6개 중대를 투입하고, 다수의 경찰이 한 명의 농성자에게 곤봉과 방패를 휘둘러 상처를 입히는 행위가 과잉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에서 “영화 속에나 등장해야 할 정글도가 노조의 불법 폭력시위에 등장했다”며 “정글도와 쇠파이프를 휘두른 노조원을 진압했다고 민주당은 경찰의 과잉진압을 운운하고 있다”고 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정글도와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노조를 대체 경찰이 어떻게 진압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공권력을 존중하고 공권력을 회복시켜야 한다. 민주당은 노조의 불법 폭력 시위를 옹호하는 노조 중심주의 사고를 내려놓기 바란다”고 했다.

전남경찰청은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m 망루를 설치해 불법집회를 벌이고 경찰에 물리력을 행사한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들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5월 31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 압수한 정글도와 쇠막대기, 석유통 등의 모습. /연합뉴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경찰의 엄정한 대응으로 인해 (전날) 민노총이 야간 행진을 포기하고, 세 차례 해산명령에 따라 불법노숙집회를 포기한 것은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는 ‘불법’에 대해서만큼은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것이 시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기본적 책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민국 대변인은 “타인의 권리는 침해하면서, 자신들의 의사 표출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라 목소리를 높이는 기득권 집단의 정치투쟁에 공감할 국민은 없다”며 “어제 체포된 이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통해 그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날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7m 철제 구조물을 무단으로 세우고 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김준영 사무처장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김준영 사무처장은 경찰에게 쇠파이프를 수차례 휘둘렀고, 경찰은 플라스틱 경찰봉으로 김 사무처장을 제압했다.

경찰은 설명자료를 통해 김 처장이 정글도(길이 42㎝)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해 진압봉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노총 측은 “김 처장은 정글도를 들지 않았고 사다리차 접근을 막기 위해 쇠파이프를 휘둘렀을 뿐 경찰을 때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