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022년 12월 13일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 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관저로 초청해 윤석열 정부의 한미 동맹 외교를 정면 비판하고, ‘후회’를 언급하며 사실상 위협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싱 대사가 올초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관저로 초청했지만 한 장관이 이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싱 대사는 올해 2월쯤 한 장관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 관저로 초대하는 만찬을 제안했다. 한 장관이 작년 12월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싱 대사를 접견한지 2개월만이었다. 한 장관은 만찬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 개선 등 외교관계를 고려해 거절한 것’이란 일각의 추측에 대해 조선닷컴 통화에서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며 “싱 대사의 초청이 있었고 한동훈 장관이 정중히 거절했다는 것만 확인해드릴 수 있다”고 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뉴시스

이날 동아일보는 여권 핵심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한동훈 장관이 싱 대사 초청을 거절했다면서 “한일 관계 개선 등 외교관계 변수가 복잡하게 맞물려있던 만큼 신중하게 행동하는 게 옳다고 보고 고심 끝에 정중히 거절했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싱 대사는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이재명 대표를 초청해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처리할 때 외부의 방해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관이 주재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정면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어제(8일)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회동 장면은 마치 청나라 앞에 굴복했던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라며 “대한민국의 제1야당 대표가 한중 관계 악화 우려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한국에 돌리는 싱하이밍 대사 발언에 침묵하는 것은 물론, 일장 훈시만 듣고 있었던 것을 과연 국민께서 어떻게 보았을까 의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