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국토지리원장

“한국 초대 정부의 ‘토지 개혁’ 등 지난 70년간의 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 받고자 합니다.”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모랄레스(55) 국토지리원장은 지난 25일 서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콜롬비아는 6·25전쟁 당시 한국을 도운 유엔 참전국이지만 이후 오랜 기간 반군과 분쟁을 겪어 발전의 모멘텀을 잡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7일 부산 유엔 기념 공원에서 열리는 정전일 및 유엔 참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 대표단 소속으로 최근 방한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토지 개혁은 1949년 정부가 농지를 수용해 농민에게 나눠주고 기존 지주에게는 지가 증권을 줘 산업에 투자하도록 해 봉건제를 타파하고 산업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라질 3선 대통령인 룰라 대통령이 첫 임기 때 이를 브라질 정책 참고 사례로 언급해 중남미에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모랄레스 원장은 “콜롬비아는 최근 반군과 토지 개혁 등을 핵심으로 하는 평화 협정을 맺고 이행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면서 “정국이 혼란한 시기 과감하게 추진된 한국의 토지 개혁은 현 콜롬비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콜롬비아는 토지 개혁으로 한국 농민들이 자신의 땅에 대한 소유 의식과 애착이 생겨 6·25 전쟁 기간은 물론 그 이후에도 사유 재산과 고향을 지키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연구 결과에 관심이 크다고 한다.

그는 “참전 당시만 해도 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면서 “농업, 산업, 정보·서비스업, 4차 산업까지 세계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을 놓치지 않은 한국은 최고의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콜롬비아는 70여 년 전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6·25 전쟁에 세계 민주주의와 평화 수호를 위해 참전했다는 사실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국토부 오성익 기획관은 “정부는 콜롬비아 참전에 대한 예우를 넘어 상호 협력을 통해 광물·수자원 부국인 콜롬비아가 더욱 발전하고 한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보다 교류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