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한 24일 오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진서 9단(23)의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나 정작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해선 일절 언급이 없어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건 아닙니다” “정말 한가하십니다” 등의 비판 여론이 일었다.

문 전 대통령은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을 축하한다”며 “두 번 모두 불계승으로 완승을 거뒀는데 바둑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바둑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세계 바둑 1인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한국 바둑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라고 치하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신진서 9단을 비롯한 한국선수단이 바둑 종목을 석권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둑 팬들과 함께 기원하며 응원한다”고 글을 맺었다.

그러나 글이 게시된지 10분여만에 문 전 대통령의 비판하는 댓글이 수 십개 달렸다.

“오염수 방류보다 중요한 소식을 모르고 지나칠 뻔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참 평화롭고 한가한… 방류보다 바둑이죠.” “일본 핵 폐기수 방류에 대해 국민들은 대통령님의 한마디를 원합니다.” “이건 정말 적절치 못하네요….” “참 한가해서 좋습니다….”

“핵폐기물 오염수 방류된다는 날인데 너무 하시네요~~ 점점 실망입니다, 실패한 대통령님” “국민 안전과 관련된 오염수 방류엔 입닥(입을 다물다)이더니 바둑은 즐거운가요? 전직 대한민국 대통령 맞나요?” “국민들은 다 죽어가고 있는데 바둑 얘기라뇨. 하…. 퇴임식간거 평산마을 갔던거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뉴스1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철학책은 관념적이고 따분할 것이란 경계심이 있지만 그 예상이 빗나가서 기분 좋은 책이 있다”며 철학서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에도 “지금 시국이 어느 때인데 한마디라도 좀 해봐요. 나라가 개판인데” “오염수 방류로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지금 무슨 소릴 하는지 참 연구 대상이다” “혼자 세월 좋으시네”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앞서 13일에는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국격과 긍지를 잃었고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되었다. 대회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첨예한 현안으로 떠오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