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윤미향(58) 의원이 1심에서 혐의 대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자 줄지어 사과문을 올렸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뒤집힌 항소심 결과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마용주)는 20일 벌금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지난 2월 1심은 윤미향 의원의 혐의 대부분에 대해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1718만원 횡령만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의원은 정의연 상임대표로서 아무런 감독을 받지 않은 채 시민들의 후원금과 국가지원금 등을 보관하며 공적 용도의 지출과 사적 용도의 지출을 명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었다”며 “횡령 범행을 저질러 정의연에 후원한 시민들은 물론 단체의 위상에도 피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심 판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인생을 통째로 부정당하고 악마가 된 그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검찰과 가짜뉴스에 똑같이 당하는 저조차 의심했으니”라며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정신 바짝 차리겠습니다”라고 했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전(全) 생애가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어왔을 윤 의원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며 “당이 이제 윤 의원을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마녀사냥식으로 희대의 파렴치범으로 한 사람을 몰아가던 소위 우리 사회 여론주도층들과 언론들은 지금은 뭘 하고 있나?”라고 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윤미향 의원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대부분 무죄로 밝혀졌다. 오늘 이후 윤미향 의원에 대한 거짓에 기반한 악의적인 모욕을 멈추기 바란다”고 했고,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검사와 언론의 마녀사냥의 결과. 윤미향 의원님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윤미향 의원께 드리는 사과문. 윤미향이 아니라 검찰과 언론이 범죄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봉변을 당할지 두려워 보수언론의 윤미향 마녀사냥에 침묵할 때 부끄럽게도 저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혼자 온갖 곤경을 견디며 외롭게 싸워온 윤미향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해당 의원들은 2심 재판 결과가 나온 후 현재까지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강민정 의원만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정의가 무너지는 현장을 윤미향 의원 옆에서 지켜보았다”며 “윤미향을 심판대에 세운 윤석열 사법부가 역사의 심판대에 설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 의원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후원금 횡령 의혹이 아닌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2021년 6월 제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