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위원장의 갑질에 대해서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제원 인사청문회 하시는 겁니까?”(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장 위원장은 청문회를 운영할 자격이 없습니다.”(고 의원) “자격은 고민정 의원님이 부여하는 겁니까? (장 위원장)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고 의원과 장 위원장이 설전을 벌인 끝에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고 의원은 자신의 질의응답 시간이 오자 장 위원장을 향해 “신상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장 위원장은 “자료 제출 요구 시간 2분을 드렸다”며 질의응답부터 진행하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1분도 못 주냐”고 했고, 장 위원장은 재차 질의응답 시간 7분을 주며 “고 의원만 특혜를 달라고 한다”고 했다. 이에 고 의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항의했고 야당 의원들까지 합세하면서 순식간에 양측의 언성이 높아졌다.
고 의원은 “위원장이 (질의응답을) 하라고 하면 해야 하는가. 위원장 갑질”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제가 하시라고 부탁드리고 있는 것 아니냐. 하든 말든 그건 고 의원의 선택이고 자꾸 특혜를 달라고 하지 말라. 고민정 의원 혼자서 청문회 하느냐”고 했다.
고 의원은 결국 “위원장께 질의하겠다. 7분 돌리시라”며 “저는 과방위 KBS 인사청문위원으로서 위원장의 갑질에 대해서 용납할 수가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검증 자료가 안 왔다. 그 자료가 오지 않았는데 제가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장 위원장 “장제원 인사청문회 하시느냐. 청문은 후보자한테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고 의원은 “장제원 위원장은 청문회를 운영할 자격이 없다”고 하자 장 위원장은 “자격은 고 의원이 부여하는 거냐”고 맞섰다. 고 의원이 “답변하지 마시라”고 하자 장 위원장은 “하 참나. 답변하지 마십쇼? 저한테 청문회 하시느냐”라고 허탈하게 웃었다.
고 의원은 “장 위원장은 청문위원의 권리를 보호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청문위원을 매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굉장히 유감을 표하며 위원장 자격이 없다”며 “저는 인사 청문을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다. 자료가 있어야 진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은 나중에 주든지 말든지, 위원장이 또 갑질을 하시든지 마시든지 알아서 하시라”라며 질의를 마쳤다.
이에 장 위원장은 “세상에 위원장 청문회 하는 것도 처음 본다. 자료 제출 못 받은 것도 위원장 탓이고, 고 의원 입맛에 맞는 답변을 안 받아주는 것도 위원장 탓이고. 어이가 없다”며 “위원장 자격을 고민정 의원이 정하느냐? 참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 발언 도중 고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장 위원장 발언이 끝날 무렵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퇴장했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박민 후보자처럼 개인 신상과 관련해 논란이 될만한 이슈가 없는 분은 참 오랜만인 것 같다”면서 “민주당이 반대 명분이 없으니까 ‘셀프 태클’로 청문회 파행을 유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KBS 사장 청문회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집단 퇴장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위원장 자격 운운한 것을 사과하라”고 했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시작한 지 1시간 20분 만인 오전 11시 20분쯤 정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