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구를 방문한다. 법무부 공식 일정이지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 후 대구 출마’를 시사하면서 여당의 ‘텃밭’ 대구의 민심을 파고들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한 장관 부인도 국무위원 배우자 자격으로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오는 17일 대구를 방문한다. 공식적인 목적은 ‘법무 정책 현장 방문’이다. 대구의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 현장을 둘러보고, 이어 대구 달성군 달성산업단지 찾아 지역특화형 비자·숙련기능인력 확대를 독려할 예정이다. 한 장관은 최근 연일 전국 각지 법무 현장을 찾아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어왔다.
그럼에도 한 장관의 이번 대구 방문에 정치적 의미를 담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대구를 핵심 기반으로 하는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힘에는 가장 쉬운 도전일 수 있지만 새로 뭔가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 그 아성(대구·경북)을 깨는 일”이라고 했고, 대구 출마를 묻는 질문에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바로 그날 발표된 케이스탯·엠브레인·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대구는 전국적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상승 흐름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서울(30→38%), 인천·경기(28→30%), 대전·충청(34→39%), 부산·경남(37→42%), 광주·전라(6→12%) 등에서 상승한 상황에서, 대구·경북(57→52%)은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당시 조사는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시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 전 대표는 14일에는 프로야구 LG트윈스 우승 축하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띄우면서 ‘사자탈’을 쓴 자기 사진까지 올렸다. 사자는 대구에 연고를 둔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 동물이다.
16일 발표된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조사에서도 대구는 광주·전남북,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이준석 신당에 높은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장관 방문이 대구에서 ‘이준석 신당’ 바람 차단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대구는 한 장관에게도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지역이다.
10일 한국갤럽이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선호하는 장래 정치 지도자’를 물은 결과, 전국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 지지를, 한 장관은 13%를 각각 얻어 1·2위를 기록했다.
한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앞선 지역은 단 두곳이었다. 서울에선 한 장관 18%, 이 대표 17%, 대구·경북에선 한 장관 14%, 이 대표 9%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p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여권 관계자는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구에서 일으키려는 ‘신당 바람’을 상쇄 혹은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도 최근 봉사활동으로 첫 공개 활동을 했다. 진 변호사는 15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인 김희경 씨, 김영호 통일부 장관 부인 남미경 씨 등 국무위원 배우자 등과 함께 참석했다.
한 장관은 진 변호사의 대한적십자사 봉사활동 참여에 대해 “국무위원 가족은 적십자 관련 봉사활동을 오래전부터 모두 다 해왔다. 통상적인 활동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