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흉기의 종류를 두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발골용 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3일 자신이 출연하는 유튜브에서 이 같은 이야기들을 그대로 옮겼고, 현장에서 흉기를 직접 목격한 류삼영 전 총경은 “그런 스타일 (흉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류 전 총경은 “현장에서 흉기를 세워진 모습이 아닌 평면으로 봤다”며 “고조선의 비파형 청동검과 같이 생긴 장식이 있는 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쪽에 날이 있기에 도(刀)보다는 검(劍)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저거 횟집 혹은 정육점에서 쓰는 칼이라고 하던데”라고 말했다. 전날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피의자 김모(67)씨가 이 대표를 공격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캡처한 사진들을 토대로 “흉기가 회 뜰 때 쓰는 사시미로 추정된다”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발골용 칼로 보인다”는 추측이 이어졌다. 사진 속 흉기의 모양만을 근거로 한 예상일 뿐, 이에 대한 별다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류 전 총경은 “아니, 그런 스타일은 아니고 장식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스타일 자체는 장식용이냐”고 물었다. 류 전 총경은 “정육점에서는 검을 쓰지 않고 도를 쓴다”고 재차 답했다. 이에 김씨는 “그러면 저렇게 생긴 칼을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날카롭게 갈았나 보다”라고 추측했다.
류 전 총경은 김씨를 제압한 경찰이 현장에서 흉기를 압수할 때 이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갑작스러운 공격이 일어난 후, 주변에 있던 이들은 그를 바닥으로 눕혔다. 류 전 총경은 “가서 보니까 전부 다 (김씨를) 누르고만 있지, 어쩔 줄을 몰라 하더라”며 “수갑을 채우라고 하니까 형사들이 수갑을 채웠다”고 했다. 이어 “흉기가 어디 있나, 빨리 찾으라고 했더니 그 앞에 있던 사람 중의 하나가 ‘흉기 여기 있다’고 끄집어낼 때 제가 칼을 봤다”고 했다. 류 전 총경은 “그래서 제가 ‘손대지 말고, 지문 묻히지 말고 이 사람 경찰서로 빨리 압송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등산용 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을 위해 손잡이인 자루를 뺐고, 17cm의 칼에 특정 물질을 감싸 이 대표를 찔렀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흉기를 구입한 시점은 작년이고, 정확한 시점은 본인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2일 오전 10시 29분쯤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걸어오던 이 대표를 급습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며 단독 범행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찰과 협의해 이르면 이날 중으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