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입당 및 영입 환영식에서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박상수 변호사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2024.1.8/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최근 당직 인선을 두고 친윤계 의원들이 경계심을 내비치고 있다. 비윤계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는 한편, 예상 못 한 인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인사 탕평책으로 직할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 9일 김종혁 고양병 당협위원장을 조직부총장으로, 김수민 충북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을 홍보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김 부총장은 지난 대선 때 ‘최재형 캠프’에 참여했다. 김 본부장은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 대선 때 ‘유승민 캠프’에 속했었다. 요직에 비윤계 인사들을 앉힌 것이다.

영남 친윤들을 중심으로 “인사가 이상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영남 친윤 의원은 “한동훈 체제 지도부에서 친윤계의 입지가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며 “윤재옥 원내대표를 빼면 영남권 인사가 없을뿐더러 전혀 생각지 못한 당직 인사가 계속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현 체제에서는 영남 친윤이 주류였는데 한동훈 체제에서 밀렸다는 불만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최근의 인선은) 계파가 없고 합리적인 인사”라며 “김수민 본부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 4·7 보궐선거와 지난 대선 때 홍보를 맡았는데 감각 있게 잘했다”고 했다.

이미 한 위원장은 자신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데 반대했던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앉히면서 친윤계 2선 후퇴를 예고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충남 지역구인 장 사무총장 인선은 “영남 일색 당을 일신해야 한다”는 생각이 한 비대위원장과 통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유승민계였던 유의동 정책위의장도 비대위에 승선했다. 한 위원장이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비대위원으로 발탁한 김예지 의원은 대선 때 유승민 캠프의 쓴소리본부장을 맡았었다.

당내에서는 최근 한 위원장이 영남 친윤 일색이었던 ‘김기현 체제’를 뒤집어 ‘한동훈 직할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윤계 의원’이란 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관측도 있다. 당 관계자는 “정권 2인자가 비대위원장으로 왔는데, 친윤을 강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며 “한 위원장이 당내 친윤들 눈치를 볼 이유도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