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면 충돌한지 이틀 만에, 충남 서천군 화재 피해 현장 방문 점검 일정이 겹치며 만남이 이뤄졌다. 이날 윤 대통령이 입은 패딩은 7년전 검사 시절 한 위원장과 함께 특검에서 활동하며 즐겨 입던 옷이었다.
윤 대통령은 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현장을 방문해 먼저 도착한 한 위원장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를 나눈 뒤 함께 피해 현장을 돌면서 복구와 지원 대책 등을 점검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남색 패딩점퍼를 입었다. 미국의 캐주얼 패션브랜드 ‘타미 힐피거’의 작은 로고가 가슴쪽에 새겨진 겨울용 점퍼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17년 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가 공식 종료되던 날 출근길에도 같은 패딩을 입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이었고,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수사팀원이었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한 가지 옷을 오랫동안 돌려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애착패딩’으로 불리는 ‘회색 경량 패딩’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2020년 검찰총장 때부터 입던 이 회색패딩을 최근까지도 즐겨 입고 있다. 지난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했을 때도 해당 패딩을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남색 패딩은 추운날 입는 두꺼운 점퍼다. 가지고 있는 옷들 대부분이 검사 시절부터 입던 옷”이라며 “사치와는 워낙 거리가 멀어 옷을 새로 사는 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후보시절인 2021년 1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같은 패딩을 자주 입는 이유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어디 갔다가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하나 사서 입은 것”이라며 “우리같이 뚱뚱한 사람은 몸에 맞는 옷이 잘 없어서 뭘 하나 사서 입어서 딱 맞으면 그 종류를 색깔을 바꿔가며 계속 사 입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