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대전을 찾아 “국가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모든 전일제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석사는 매월 최소 80만원, 박사는 매월 최소 110만원을 빠짐없이 지원하겠다”며 ‘연구생활장학금’(스타이펜드) 도입 방침을 밝혔다. 스타이펜드는 학생 연구원이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도록 생활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미국과 영국, 독일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ICC호텔에서 ‘과학 수도 대전’을 주제로 12번째 민생 토론회를 열고 “이공계 학생들이 학비나 생활비 걱정을 덜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펼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R&D 예산을 삭감하면서 연구 현장에서 우려가 커진 것을 불식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학부생만 대상이었던 ‘대통령 과학 장학생’은 대학원생까지 선발을 확대하고 장학금 규모도 1인당 연평균 2500만원 수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대전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과학 수도’”라며 “197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혜안으로 대덕연구단지를 건설해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과학 수도 대전도 리모델링해야 한다”며 제2 대덕연구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충청권의 과학기술 산업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대전·세종·청주 간 CTX(충청 Train Express)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또 경부선 신대동 옥천 구간, 호남선 오정동 과수원 구간 철도를 조속히 지하화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카이스트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를 했다. 이때 학사복을 입은 한 졸업생이 윤 대통령을 향해 ‘부자 감세 철회하라. R&D 예산 보강하라’는 피켓을 들고 고성을 질렀다. 대통령 경호처 요원들은 이 학생의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들어 졸업식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녹색정의당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졸업생으로 참석한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경호원들에 의해 폭압적으로 끌려 나갔다”며 “학생마저 끌어낸 대통령,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호 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순수한 행사마저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