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6일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 공천했던 것을 두고 ‘사천(私薦)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권 전 비서관이 이재명 대표 아내 김혜경씨 참석 행사에 동행했던 사진을 공개하며 민주당 관계자들을 무고죄로 맞고발하겠다고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한 위원장과 권 전 비서관 사천 의혹을 처음 보도한 문화일보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선거를 앞두고 지금 횡행하는 허위사실이라든가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발언들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이 대표 아내 김혜경씨를 ‘배우자실 부실장’이란 직함으로 보좌한 권 전 비서관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전략 공천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다. 여당과 언론에선 김혜경씨와의 인연으로 공천된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 참여 행사에 권 전 비서관이 동행한 사진도 공개됐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는 5일 “제 아내는 그 사람(권 전 비서관)과 아무런 개인적 인연이 없다”며 “가짜 뉴스로 선거 질서를 어지럽히는 여당, 정부, 그리고 대통령까지도 모두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권 전 비서관도 “저의 전략 공천을 두고 이재명 당대표 배우자의 비서를 ‘사천’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도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권 전 비서관은) 당에서 26년간 당직자로 일했다. 여성 국장도 했고 미디어 국장도 했고 국회 행정실에서도 일했다”며 “심지어 문재인 정부에서는 균형인사비서관으로 일했다. 전남에서 이렇게 일한 사람을 봤나. 그런데 이 사람을 김혜경 여사 비서라고 말하나”라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권 전 비서관의 ‘배우자실’ 경력에 대해선 “대선 때 배우자 팀의 부실장으로 일을 했고, 그런 사람은 여러 사람이 있다. 수행도 한 번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비서라고, ‘사천 논란’이라고 한 국민의힘과 언론은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권 전 비서관과 이재명 대표, 서 최고위원 등에 대해선 공직선거법상 무고죄 등으로 맞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전주혜 의원은 “권 전 비서관은 김혜경씨를 수행한 사실이 아예 없는 것처럼 거짓 해명했으나, 김씨를 수행하면서 찍은 사진이 대거 공개됐다”며 “배우자실 부실장으로서 김씨 일정에 동행하여 사진을 찍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는 일을 한 권 전 비서관이 ‘비서’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해야 비서인가”라고 했다.
그러나 서 최고위원은 이런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2021년 12월 경주지역 행사는 권 전 비서관이 직접 코디(기획)한 것이고 김혜경 여사가 거기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잘못된 ‘사천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