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MBC 탐사기획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탈북작가 장진성씨는 25일 MBC 의 사과방송과 해당 프로그램 폐방을 요구했다.

2021년 1월 24일 탈북 작가 장진성 씨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보도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MBC

장씨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3년의 법정투쟁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다”며 “방송내용 일부 폐기 판결은 종종 있었지만 80분이 넘는 방송분량 전체폐기에 대해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것은 한국 방송 역사상 최초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장 작가는 “저는 법으로는 승소했지만 인생에선 패소했다”며 “12살 난 제 아들은 방송 이후부터 웃음을 잃었다. 저 또한 더 이상 세계가 알던 ‘반북(反北)’ 작가가 아닌 성폭행범으로 낙인찍혀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했다. MBC ‘스트레이트’는 2021년 ‘유명 탈북작가 장진성,그에게 당했다’라는 제목과 ‘나는 그의 성노예였다’라는 부제를 내걸고 두 차례 방송을 내보냈다. 장 작가는 방송이 방영된 직후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스트레이트 방송 2회분에 대한 전량 폐기 및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장 작가는 “MBC는 제보자들의 비정상적 행태를 충분히 입증할 증거들은 방송 이전에 이미 수집했었다”며 “담당기자 홍모씨도 제게 이 사실을 고백했고 그 음성 녹취록은 현재까지 제 유튜브 채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기자는 방송 이후 저를 만난 자리에서 ‘오히려 이번 방송을 통해 우리 MBC가 노이즈마케팅을 해준 셈이다. 우리는 증거보다 방송가치를 더 중시한다’는 망발을 했다”고 했다.

장 작가는 “남북한 두 체제를 모두 경험한 탈북민으로서 지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북한에는 정치범 수용소 시스템을 만든 수령악마가 있다면 자유세계인 남한에는 여론 수용소를 만들고 조작과 거짓의 전파독재 범죄를 저지르는 MBC란 악마가 있다”고 했다.

현재 MBC 홈페이지에서 스트레이트의 해당 방송 영상은 사라진 상태다. 장 작가는 “대법원에서 결정된 방송 폐기 편집물들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방송 없이 은근슬쩍 감추는 것이 바로 도저히 공정언론이라고 볼 수 없는 현 MBC의 양심이자 도덕성”이라며 “대법원 승소 판결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그동안 보류해왔던 관련 심의를 신속 재개할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장 작가는 방심위를 향해 “MBC가 저에 대해 사과방송을 하도록 해달라”며 “저는 북한 정권이 테러 1순위로 지정할 만큼 북한인권과 자유화를 세계에 널리 전파했고 그만큼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피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담당기자와 진행자를 징계해달라”며 " MBC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을 폐방시켜 달라”고 했다.

장 작가는 수일 내 해당 기자에 대한 형사 고소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방심위는 장 작가의 성폭력 의혹을 방송한 MBC ‘스트레이트’에 대한 심의를 재개하기로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