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부산·울산·경남 일대를 돌며 더불어민주당 후보 총 11명에 대한 지원 유세를 벌였다. 이 가운데 9명이 낙선했다. 이재명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문재인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역풍만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부·울‧경 의석 수는 지난 총선 7석에서 이번 총선에서 5석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부산 사상구 배재정 후보 유세 현장을 방문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양산갑 이재영 후보를 찾아가 유세를 도왔다. 이튿날에는 울산에 갔다. 김태선·오상택·전은수 후보를 응원했다.
4일에는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경남 창원을 찾아 각각 창원 성산구와 의창구에 출마하는 허성무 후보와 김지수 후보를 찾아 격려했다.
4월 5일에는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에서 김정숙 여사와 함께 사전투표를 하면서 선거 메시지를 냈다.
“지금은 말하자면 현 정부를 정신 차리게 해야 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또 새로운 미래 이런 야당 정당들이 선거에서 많이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8일에는 부산 강서를 찾아 변성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렇게 총 11개 지역구를 돌았다.
개표가 완료된 11일 기준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61석을 포함해 총 175석을 가져가는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부·울‧경에서는 고전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도와준 11명 중 당선된 건 김태선(울산 동구) 후보, 허성무(경남 창원성산) 후보 단 두 명. 그 둘도 각각 0.68%p, 1.32%p 차이 신승이었다.
다른 9명은 김두관 후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꽤 큰 표차로 졌다. 최대 14.16%p까지 격차가 났다.
총선 7일 전까지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부울경 여러 곳이 오차 범위 내 접전이 벌어질 ‘격전지’로 꼽혔다. 지난 3일 발표된 한 연합뉴스 의뢰 메트릭스 여론조사(오차범위 ±8%p)에서는 부울경의 정당 지지도가 국민의힘 35%, 민주당 36%로 나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민주당이 10석 이상 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상황이었다.
이른바 ‘개딸‘을 자처하는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문 전 대통령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 팬카페와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막판에 문 전 대통령 다녀간 게 보수표 결집을 도운 듯”
“부울경은 커녕 문 전 대통령 사는 양산도 모두 국민의힘에 넘어갔다”
“선거 막판에 문 전 대통령이 나오면 안 됐다. 잊고 있던 사람들에게 상기만 시켜준 꼴”
“보수 쪽에서도 문 전 대통령 덕분에 개헌저지선 지켰다고 고맙다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