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장관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관련해 “매우 저급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신 장관은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 “며칠 전 북한은 우리 민간단체의 인도적 지원 목적의 대북 풍선 날리기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260여개의 오물풍선을 우리 영토에 살포했다”며 “정상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반인륜적이고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경쟁고조 속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뉴스1

신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한반도의 엄중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핵 투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며, 금년에만 12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 장관은 “최근에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로켓을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며 발사했다”며 “북한의 무분별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여기 모든 국가를 타격할 수 있는 실존적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심각해지는 북한 인권문제도 거론했다. 신 장관은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해 오랫동안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북한의 인권문제와 핵·미사일 문제, 모두 ‘독재정권의 지속’이라는 동일한 뿌리에서 나왔다”고 평가했다.

신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북한으로부터 불법 수입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평화의 수호자가 돼야한다. 그런데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며 “상상하기도 어려운 극단의 자기 모순적 행동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무기거래의 대가로 받은 자금과 기술을 활용해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러북간 무기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