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6~11일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하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를 찾는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이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순방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우리나라와 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다. 2010년 한·아세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14년 만의 관계 격상이다. 이와 관련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윤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로 참석하는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0~11일엔 라오스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회의에 참석한다. 베트남, 태국 등과 양자회담을 개최할 예정이고, 이시바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유력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 이시바 신임 총리가 아세안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전제로 한일 정상회담도 협의하고 있다”며 “한일 정상이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셔틀 외교 취지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6~9일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다. 우리 정상의 필리핀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3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필리핀 간 기존 무역·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대형 인프라 사업과 공급망, 에너지, 방산, 해양 분야 등의 협력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필리핀은 1986년 이후 중단된 원전 건설을 재개할 계획”이라며 “필리핀은 세계 최고의 원전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하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구체적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양국 간 교역·투자를 인공지능(AI), 디지털, 첨단 기술, 공급망 협력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 강연에 나서 최근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설명한다. 대통령실은 “해외 청중을 대상으로 8·15 통일 독트린이 갖는 국제 연대의 의미를 설명하는 첫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