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7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사과보다는 김건희 여사 감싸기에 급급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보다 지난 2월 KBS 대담과 4월 있었던 의료 개혁 관련 담화 때처럼 해명에 치중해 오히려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이 진솔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하지만 기대는 크지 않다”며 “이번에도 과거처럼 김건희 여사가 매정하지 못했다는 둥 어쭙잖은 변명과 하나 마나 한 사과로 넘어가려 한다면 타오르는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 없이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달랠 길은 없다”며 “오직 특검의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만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다”고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은 ‘명태균이 나쁜 사람’이라는 설명으로 갈 것이고, 사과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각 총사퇴 수준으로 뭐든 다 하겠다고 얘기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윤 대통령은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있다”며 “‘잘못해서 죄송하다’는 의미의 사과는 안 할 것”이라고 했다. 담화를 결정한 이유로 “대통령 심경 변화라기보다는 김 여사 판단 변화가 작동한 게 아닐까”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회견이 지난 2월 KBS 대담이나 총선 직전 있었던 4월 의료 개혁 담화처럼 논란이 일기를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지난 2월 대담에서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와 관련해 “박절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해 논란이 일었다. 4월 의료 개혁 관련 담화 때는 정책 성과만 51분간 설명해 총선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여권 내부에서도 나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회견이 맹탕 회견으로 끝난다면 여권은 치명적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여러 논란과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공세를 더 강화할 분위기다. 민주당의 명태균게이트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하는 전용기 의원은 “대통령이 이번에도 ‘우리 배우자가 마음이 여려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우리는 공세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이날 “무제한 끝장회견 하려면 ‘배후자’ 김건희 씨도 배석하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