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재의 투표를 마치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다. /이덕훈 기자

김건희 특검법 부결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까지 무산되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야당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며 소리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안 표결에 불참을 결정하고 김건희 특검법 표결을 마친 뒤 본회의장을 떠날 때 야당 보좌진이 이를 가로막아 대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7일 국회에서는 본회의 전후 소란이 벌어졌다.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에선 야당 보좌진들은 ‘탄핵 부결은 내란 공범’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내란 수괴 물러나라”를 외쳤다.

본회의장에선 여야 의원들이 내내 충돌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참여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엔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특검법 투표를 위해 검표소에 줄을 서자 “탄핵안 거부할거면 지금 나가세요”(김민석 최고위원) “계엄군이 왔을 때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김현 의원)라며 소리쳤다. 일부 의원들은 “국민의힘은 동참하라”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을 나간 국민의힘 의원 이름을 호명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 특검법 표결을 마친 뒤 여당 의원들은 대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본회의장 정문이 아닌 옆문을 통해 퇴장했고, 일부 의원은 취재진 카메라를 피해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본회의장에 남아 자리를 지켰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안철수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안 제안 설명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할 책무 지닌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을 파괴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탄핵소추안에 찬성 의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대한민국에 국민주권이 확고하게 살아있음을 입증해주시길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자리를 뜬 국민의힘 의원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한 명 한 명 호명하며 “이 자리에 빨리 돌아와달라”고 했다. 야당 의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박 원내대표의 호명에 맞춰 여당 의원 이름을 복창했다. 탄핵안은 의결정족수인 200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투표 불성립’으로 처리돼 자동 폐기된다. 투표 중간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와 투표에 참여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김상욱 의원은 표결을 마친 뒤 탄핵 반대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대통령 담화 규탄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인 200명에 미치지 못해 자동 폐기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 대회를 열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를 즉각 재추진하겠다”며 “내란사태를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