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인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국가수사본부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불법 내통 정황을 자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수본은 “본부장이 여야 의원들과 개인적으로 소통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만 해도 무지 바빴다”며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만기를 하루 앞두고 저희 당과 국수본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느라 전화기에 불이 나고 회의가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오늘 저녁쯤 체포영장이 다시 나오고 내일 내란 특검 재표결이 진행되면 다시 폭풍 같은 날들이 이어질 것”이라며 “국수본과 경찰 후배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조언해서 내란수괴 윤석열을 반드시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글을 두고 여당에서는 “사실상 민주당과 국수본 간의 불법 내통 정황을 자백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국수본은 국가수사본부가 아니라 ‘민주당 수사본부’인가”라며 “이 의원이 스스로 밝힌 바대로 위 같은 취지의 글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헌법 위반이자 경찰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 등 심각한 불법 행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이 의원을 향해 “국수본의 누구와 전화하고 회의했는지 지금 즉시 밝히라”고 했다. 또 국수본에는 “지금까지의 편향적‧탈법적 행태가 사실상 민주당의 지시와 지침으로 이뤄진 것인지, 국수본 간부 중 누가 이 의원과 불법 내통했는지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과 국수본의 불법 내통 정황 관련자 전원에 대해 검찰 고발 등 강력한 법적 조치로 반드시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과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언제부터, 누가 내통해 왔는지 밝혀야 한다”며 “이 의원의 자백을 통해 드러난 청부와 청탁으로 국수본을 품은 민주당인가. 민주당 품에 안긴 민수본인가. 민주당과 국수본은 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수본이 이렇게 오염되고 망가진 것은 전적으로 우 본부장의 책임”이라며 우 본부장 사퇴를 요구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지휘를 공수처가 아닌 민주당이 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며 “이 의원과 내통한 국수본은 이미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등 범죄 혐의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8일 오전 페이스북 글에서 ‘국수본과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그러나 블로그에 올린 글에는 여전히 해당 부분이 남아 있다. 이 의원은 경찰청 정보국장, 대구지방경찰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이와 관련 국수본 관계자는 “지난 6일 여야가 체포영장 관련 항의 방문을 하기 전 여야 의원들 막론하고 우종수 국수본부장에 계속 전화를 걸었는데, 우 본부장은 단 한통의 전화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항의 방문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우 본부장은 의원들과 개인적으로 전화 소통 자체를 안하는 상황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