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헌법재판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기각되자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세력의 입법 권력을 동원한 내란 음모에 헌법의 철퇴가 가해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남강호 기자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헌재의 한 총리 탄핵소추안 기각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이렇게 말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작년 12월 민주당 주도로 통과한 탄핵안이 처음부터 헌정 파괴 목적의 정략적 탄핵이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사법부가 다시 한번 브레이크를 건 만큼 이제라도 야당은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무모한 도전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오직 정쟁을 위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추진)을 지금이라도 접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21일 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줄탄핵 무리수로 국정을 흔들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반성하고 머리 숙여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야당은 오히려 뻔뻔한 모습을 보이며 헌법 위에 군림하려고 든다”며 “끝없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그들에게 나라를 맡겨선 안 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이들 머릿속엔 대한민국 국민은 없다. 민주당의 아버지라는 이재명 대표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번 주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에 대해서도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절차적 하자와 내용상 문제점은 없는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복귀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국민의힘은 한 대행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신속히 복원하고 국정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번 한덕수 대행 탄핵 기각은 ‘더불어탄핵당’의 ‘9전 9패’,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연쇄 탄핵한 것은 정략적 계산에 따라 대한민국의 행정부와 헌정 질서를 마비시킨 거대 야당에 의한 내란 기도 정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뻔히 기각될 것을 알면서도 오로지 본인의 정략적 목적을 위한 졸속 탄핵으로 87일이나 국정을 마비시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직무에 복귀하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께 그동안 마음고생 많으셨다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내외적 현실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하셔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 총리에게 산불 진압, 피해 복구,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장관 임명 등을 요청했다.

헌재는 이날 한 총리 탄핵 심판의 선고 기일을 열고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헌법재판관 8명 중 5인이 기각 의견을, 1인이 인용 의견을, 2인이 각하 의견을 냈다. 한 총리는 즉시 직무에 복귀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한다. 국회가 작년 12월 27일 민주당 주도로 한 총리 탄핵안을 통과시킨 지 87일 만이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헌재에 접수된 공직자 탄핵안 13건 중 9건이 모두 기각됐다. 여권에선 민주당을 향해 탄핵 심판 ‘9전 9패’에 따른 정치적 책임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