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라며 출마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만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여론조사에) 응답을 잘 하지 않은 무당층 경향이 높은 것을 고려할 때 결국 국민의힘 지지층만 상대로 경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을 모욕하는 경선 룰이며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선출 1차 컷오프(예비 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4인을 선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또 모든 경선 과정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지하지 않거나 다른 정당이지만 이 후보가 싫다는 국민이 있다”며 “본선에서 이런 국민들 마음을 다 얻어야 하는데 역선택 방지라는 것은 이들을 아예 처음부터 배제하는 것으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은 보수 대통령이 연속으로 두 번 탄핵당하고 치르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더 성문을 열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이 진짜로 원하는 후보를 뽑아야 하는데 당원과 지지층만이 원하는 후보를 내는 것은 이재명에게 정권을 갖다 바치겠다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로 한 당 지도부는 당내 조그마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생각뿐인 것 같다. 굉장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출마 여부는 주말 동안 생각을 정리해 국민께 말씀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