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토론회에 이어 21일 장외(場外)에서 공방을 이어갔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홍준표 후보를 거듭 겨냥했다. 한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정치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제가 정치 경험이 부족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저는 구태 정치 경험이 없다. 명태균 같은 정치 브로커와 엮였던 경험도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명태균 리스크’를 언급한 것이다.
이어 한 후보는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일 수 있다’는 질문에 “그렇죠”라고 동의하면서 “(저는) 다른 분들과 달리 탈당한 경험이 없다. 제가 특활비(특수활동비)를 집에 갖다준 경험도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홍 후보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결과에 불복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 후 당선됐다가 복당한 전력, 홍 후보가 과거 국회 운영위원장 시절 특활비 사용 문제로 논란에 휘말렸던 것을 꺼낸 것이다.
한 후보가 이날 홍 후보를 잇따라 공격한 것은 전날 열렸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 때 오간 대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지난 20일 토론회에서 “내가 정치 대선배니까 어떤 말을 하더라도 고깝게 듣지 말라”며 “‘청년의꿈(홍 후보 지지 커뮤니티)‘에서 질문해 보라고 해서 한다. 키도 큰데 뭐 하려고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고 했다. 이에 한 후보는 “그런 질문 하는 것 보니 (질문한 사람이) 청년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홍 후보가 이어 “생머리냐, 보정 속옷을 입었느냐는 이 질문도 (있지만) 유치해서 안 하겠다”고 하자, 한 후보는 “유치하시네요”라고 맞받았다.
토론회가 끝난 뒤 한 후보는 별도로 백브리핑 시간을 갖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다만, 한 후보는 그날 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토론회에서) 황당하거나 무례한 질문, 희한한 공격이 예상됐다”며 “저는 큰 정치를 하려 나온 거니 참아내겠다”고 했다.
이에 한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은 “B급 질문”이라는 비판을 쏟아냈고, 홍 후보는 20일 밤 늦게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홍 후보는 “앞으로 정치 계속 할려면 ‘이미지 정치 하지 말라’고 한 질문을 못 알아듣고, B급 질문을 운운하니 그 캠프에는 B급 인사들만 모여 있는 모양”이라며 “외모에 집착하고 셀카만 찍는 건 나르시시스트에 불과하다. 겉보다 속이 충만해야 통찰력이 생기고 지혜가 나오고 혜안이 생기는 것”이라고 썼다.
또 홍 후보는 21일 서울 여의도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질문에 “정치 대선배 입장에서 ‘이미지 정치 하지 말라’고 하면 얼마나 모욕감이 들겠나. 그래서 돌려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