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만에 입장수정 추모미사 21일 한국 가톨릭교단은 안중근의사
의 살인 을 용서했다. 한국가톨릭이 안중근의 달 을 맞아 기존입
장을 수정, 이날 김수환추기경 집전으로 안의사 추모미사를 가짐으로써
안의사는 83년만에 천주교 신앙인으로 공식 복권된 것이다. 19살때
세례(세례명 토마스)를 받은 독실한 가톨릭신자였던 안의사는 1909
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를 암살했다.
안의사는 사건직후 법정진술에서 자신의 행위가 신앙인의 양심과 배치되
지 않고 군인신분이므로 정당방위였다고 당당히 진술해 법정 방청객들을
감동시켰었다. 그러나 당시 조선천주교 책임자였던 프랑스인 뮈텔주교는
이를 살인 으로 단죄, 안의사를 배척했다. 뮈텔 주교는 사형집행
직전 "본당신부를 만나 고해성사를 받고 싶다"고 한 안의사의 요청도
"암살자가 가톨릭신자일 수 없다"며 거절했었다. 이날 오후6시 서
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교리신학대학원에서 열린 미사는 한국가톨릭문화사
연구회(회장 노길명 고려대교수) 주최로 열린 안중근의 신앙과 민족
운동 이란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에 뒤이어 엄숙하게 진행됐다. 김
추기경은 추모미사 강론을 통해 "안의사가 독립전쟁 과정에서 이토를 살
해한 것은 안의사의 나라사랑이며 그리스도신앙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방위
였다"며 "안의사의 신앙과 의거 는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안의사의 복권을 위해 애써온 3백여명의 신자들은 "안의사의 의
거 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던진 잔다르크의 행동과 같은 것"이라며 안
의사가 토마스 란 세례명을 되찾은 것을 기뻐했다. 김홍수기자
입력 1993.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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