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투숙객 "살려달라 비명 들었다"/방씨,두차례 강제로 낙산 끌고가
"춘천=임호영기자" 서울 상명여대 이진분 교수(47) 사망사건을
수사중인 강원도 속초경찰서는 4일 이교수가 호텔방에서 추락한 전후 정
황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함께 투숙했던 방영부씨(48.전 H대 사
무부처장)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방씨
가 지난 3일 1시50분쯤 낙산비치호텔에 투숙한 후 이교수가 추락하기
직전까지 1시간여동안 옆방에서 들릴 정도로 심한 말다툼과 몸싸움을
하는 와중에서 이교수를 폭행한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일단 방씨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속
초도립의료원에서 숨진 이교수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직접사인을 뒷
머리함몰 골절로 인한 뇌출혈로 결론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두개골 골절
은 추락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교수의 오른쪽 갈비뼈
3대가 부러졌으며 몸에 7~8군데의 상해가 난 것을 밝혀냈다. 정확한
사인은 6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옆방에 투숙했던 신모씨(49.
대구시 북구)는 "심하게 싸우는 소리에 잠이 깼으며 방벽에 4~5차례
부딪치는 소리와 살려달라 는 여자의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방씨도 "함께 술을 마시다 청혼했으나 거절당해 다투다 양
손으로 이교수의 가슴을 한차례 밀쳤는데 뒷머리가 벽에 부딪혀 이교수가
비명을 질러 소리치지 못하게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과정에서 코피를
나게 했다"고 진술, 폭행사실을 인정했다. 방씨는 그러나 "다툼을 멈
춘 후 내가 욕실로 간 사이 이교수가 창문밖으로 뛰어내렸다"며 타살혐
의에 대해선 강력부인했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이교수
가 방씨에게 두차례에 걸쳐 강제로 끌려나갔다는 팩시밀리로 된 익명의
제보를 받고 수사중이다. 이 제보에 따르면 지난 9월29일 오전 4
시30분 방씨가 이교수를 불러내 차량으로 낙산에 끌고 갔으며, 그 과
정에서 하차하려는 이교수와 몸싸움을 벌였고, 이날 오후 3시30분 이
교수가 항공편으로 혼자 귀경했으며 지난 2일 오후 방씨가 다시 이교
수를 낙산으로 강제로 끌고 갔는데 이교수는 자기집 파출부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전화를 해 내가 있는 장소를 알릴 터이니 경찰에 신고해달
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입력 199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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