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자문회의 이색 보고 자동차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영화를 만들
것인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요즘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답변이 많을
것 같다. 우리나라가 2년간 피땀흘려 만든 자동차를 수출해봤자 미
국영화 한편의 흥행수입 정도라는 사실을 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대통
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위원장 이상희)는 17일 대통령에게
이색적인 보고를 했다. 비디오로 상영된 이날의 주요 보고주제는 첨
단 영상산업 진흥방안 . 영화 비디오 시디롬(CD-ROM) 등의 영
상매체가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게 된다는 보고 순간, 화
면에는 영화 쥬라기공원 의 한 장면이 나타났다. 멘트는 이랬다."흥
행의 귀재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6천5백만 달러를 들여 만
든 쥬라기공원은 1년만에 8억5천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이는
자동차 1백50만대를 수출해서 얻는 수익과 같다." 우리 나라 자동
차업계 전체가 작년 한해동안 해외에 수출한 자동차는 모두 64만대 정
도. 따라서 쥬라기공원 의 흥행수입은 우리 나라가 2년간 자동차를
수출해서 벌어들인 액수를 훨씬 능가한다는 것이다. 스필버그 영화의
흥행성공은 첨단 디지털기술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것이 자문회의의 지적
이었다. 영상합성기술은 세트제작이나 로케이션을 필요없게 만들어 제작비
가 적게 들 뿐 아니라, 최첨단 디지털 편집기법은 영화 출연진의 부상
위험까지 크게 줄여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부가가치의 지식집약적 무
공해 산업인 첨단영상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이날 보고의 결론이었다. 김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