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영웅 "제2의 탄생"/"극한상황 용기-침착 전국민 감동"/
삼풍참사 영화제작 출연 요청/대학 장학금-특채제의도 쏟아져/콜라-
라면회사 등 모델교섭 발빠른 상혼 도 기적의 생환 실제상황의
주인공, 지하 콘크리트 더미에서 2백30시간을 버틴 불굴의 의지,
사지에서 빠져나와서도 보인 여유와 의연함, 소문난 효자 . 이런 젊
은이라면 영화의 주인공으로도 손색이 없고, 어느 회사라도 욕심을 낼
만하다.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최명석군(20)과 부모들은
영화 출연 제의와 각 회사에서 밀려드는 취업 요청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화사 동아수출공사의 이우석회장은 10일 "최군의 용
기와 가족들의 지극한 사랑은 스크린에서 다시 음미해 볼만한 휴먼드라마
의 더없이 좋은 소재"라며 영화화하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군의
용모와 체격이 배우로서도 손색이 없어 주연으로 기용할 계획. 아버지
최봉렬씨는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명석이가 퇴원하는대로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영화사측은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대로 촬영을 서둘러 오는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쯤에 개봉할 예정. 제
작비 20여억원을 투입하여 대작으로 만들어질 영화는 낙천적인 최군의
삶으로 시작해 삼풍 대참사로 매몰된 뒤에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빗물
로 10일간을 연명하며 버틴 최군의 드라마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또
안타까운 삶과 죽음의 교차, 목숨바쳐 구조에 뛰어든 사람들의 인간애
등 현장에서 피어난 수많은 휴먼 스토리들을 곁들여 외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나 타워링 못지않은 스펙터클한 재난영화이자 휴먼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영화사는 밝혔다. KBS 1TV 휴먼 다큐멘터리 사람과
사람들 과 MBC 신인간시대 등에서도 최군의 생환 스토리를 심층취
재, 방영할 예정이어서 최군은 일약 국민적 스타로 떠오르게 됐다.인상
이 좋은 최군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려는 상업적인 움직임도 있다. 최군이
10일간 마실것을 애타게 찾았고 생환직후 "콜라가 마시고 싶다"고
첫마디를 꺼내놓은데 착안, 청량음료업계에서 가족들을 상대로 모델교섭에
나섰고 라면-아이스크림-스포츠용품 업계 등에서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
려졌다. 한편 LG건설 구자욱 부사장등 임원3명은 10일 오전 강남
성모병원을 방문,"최군을 특채하겠다"고 가족들에게 제의했다. 구부사장
은 "최군이 건축설계를 전공한데다, 붕괴현장에서 10일을 버틴 값진
경험은 건설현장에서 부실공사를 막는데 큰 도움을 줄것"이라며 "최군이
졸업할때까지 학비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최군의
아버지가 근무하는 웅진코웨이(사장 김형수.정수기 제조업체)는 "최군
은 당연히 아버지가 근무하는 우리 회사에 와야한다"고 지명권을 내세우
며 발끈(?)하고 있다. 김사장은 "무엇보다 최군이 지하에 갇혀있는
동안 깨끗한 물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깊이 체험했을 것"이라며 "이
체험은 다른 어떤 회사보다 우리 회사에서 소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는 최군 특채외에 졸업시까지 장학금 전액 지급
, 최군과 부모, 조부모와함께 제주도 4박5일 여행 지원 등을 함께
제시했다. 이밖에 기산건설도 이날 최군 특채 의사와 함께 장학금 지
급의사를 밝혔다. 최군은 이에대해 "아직 경황이 없어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며 "회복하는대로 진로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환-김민철 기자 *생환 이틀째 최군/"혼자 산것같아 실종자에게
미안"/건강 거의회복 오전내내 자기얘기 쓰인 신문읽어/"부실공사로
붕괴 상상못해 지진-테러로 알았다" "한숨 푹 자고나니 환상특급
열차를 탄듯 상쾌한 기분입니다."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하룻밤을 보
낸 최명석군(20)은 10일 건강을 거의 회복했다. 최군은 이날 끼니
마다 미음과 요구르트, 주스 한잔씩을 거뜬히 마셨다. 최군은 또 가장
먹고싶은 음식은 피자라고 했다. 주치의 오승택 박사는 "이날 오전
실시한 X레이 촬영에서도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11일
중 최군을 일반 병동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군은 그러나
"눈을 감으면 다시 그곳에 갈 것 같다"고 말하는 등 마음의 상처는
쉽게 씻어내지 못하는 듯했다. 최군은 또 10일동안 단절된 세상이야기
가 궁금한듯, 자신의 생환소식을 대서특필한 신문들을 건네받아 오전 내
내 읽었다. 그는 "아직도 지하에 있는 실종자들을 생각하면 나만 빠
져나온 것 같아 죄스럽다"며 "실종자라는 말이 없어질때까지 구조작업을
계속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군은 또 "부실공사로 무너졌다고는
상상도 못했고, 지진이나 테러일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
군이 입원한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 입구에는 1백여명의 친지와 친구들이
찾아와 최군의 기적적인 생환을 축하했다. 또 병실 입구에는 이인제경
기도지사 등 각계에서 보낸 꽃다발이 수북히 쌓였다. 한 친지는 떡을
한시루나 해와 의료진과 가족들에게 돌렸고 도예, 병채, 정현 등 용산
고교 동창 3명은 명석아, 쾌유를 빈다 는 메모와 함께 대형 케이크
를 전해주기도 했다. 최군의 콜라를 마시고 싶다 는 말이 전해지자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서 40박스나 보냈다. 최군의 부모들은 축하를
받느라 경황이 없는 중에도 "간밤에 폭우가 쏟아져 실종자들이 익사할까
봐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걱정했다. 김민철-한윤재 기자
입력 1995.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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