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4공화국 촬영현장/제작 자문역 세세하게 훈수/"박
대통령 피격직전 계속 침묵" 궁정동의 그 때 그 여인 심수봉씨
가 시간을 16년 거슬러, 10.26의 그 때 그 자리 를 찾았다.
18일 오전 11시20분 여의도 MBC C스튜디오, 정치드라마 제
4공화국 의 첫회 운명의 날 10.26 편의 촬영현장에 자문역 으
로 참여한 것. 시바스 리갈과 SUN 담뱃갑, 편육과 부침안주가
놓인 술상, 십장생병풍 등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궁정동 안가세
트. 박정희 대통령(연극배우 이창환) 모델 신재순(나지원) 가수 심수
봉(정은수), 맞은 편에 앉은 김계원 대통령비서실장(김상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박근형), 차지철 청와대경호실장(이대근)을 본 심씨는
"낯익은 얼굴들이 많네요"라며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심
수봉역의 정은수에게 "당시 제가 입은 옷색깔(옅은 고동색)과 비슷하네
요. 그런데 웃옷의 단추는 풀어야겠어요"라고 말했고, 차고 있던 팔찌
도 벗게 했다. 박근형에게는 "김재규는 굵은 검은테 안경을 썼고, 얼
굴도 좀더 둥그스럼하게 보이도록 분장을 해야겠어요"라고 충고했다.
역시 심씨는 박대통령 저격장면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먼저 공판기록에
대해 이견을 제시했다. "박대통령은 김재규가 차지철을 쏜 후 한마디
도 하지 않았어요. 자세를 고쳐 바르게 앉은 채 고개를 낮게 숙이고
눈을 감고 있었어요. 또 두사람이 싸우는구나 하고 생각했는지 모르지
요. 그리고 김재규의 총탄에 맞기까지는 다소의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대통령은 한마디도 하지않았어요." 진성호 기자
입력 199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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