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총리나 장관직을 제의받더라도 절대 총장직을
버리고 학교를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 31일 관악캠퍼스 문화관
에서 열린 제21대 총장 후보 대상자 소견발표회장에서 4명의 후보
들은 한결같이 총장 자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총장 선거에 나선 후보 대상자는 권숙일교수(물리)와
김세원교수(경제), 선우중호교수(토목공학), 이기준교수(화학공학) 등 모
두 4명.
후보들은 이날 유권자 교수들로부터 "총리직을 제의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전임 총장의 갑작스런 사임을 의식한
듯 이같이 답변했다.
이날 발표회장에서의 가장 큰 쟁점은 의 위상을 강화하고 자
율권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중인 학교법 제정과 재정확보방안.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선우부총장은 "이전총장의 공약사항인 서울
대법 제정과 제2캠퍼스 건립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행정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6백50억원을 발전기금으로 확충했으며
현재 지원약속을 받은 기금도 1천1백억원에 이른다"며 기금 마련에 적극
나설 것임을 약속.
뒤를 이어 등단한 이교수도 "법 제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
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법을 제정하고 시행할 때까지는 2, 3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
공대 학장 재임시절 1천억원을 모금한 바 있는 이교수는 "따라서
지금 당장 3천5백억원 정도의 기금을 모으겠다"고 약속하는등 `세일즈 총
장론'을 거론했다.
김교수도 "는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면
서 "새총장은 즉각 정부와 예산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해 자신의 대
정부 로비력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권교수는 "물론 모금 액수와 대외 로비력도 중요하지만
총장은 우선 교육과 연구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맞
섰다.
권교수는 이어 " 발전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확
보는 정부와의 협의보다는 국정 최고책임자를 만나서 해결해하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소견발표회장에는 한 교수가 "공약이 공약이 되지 않도
록 `중간평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내던져 실소를 자아냈다.
권교수와 이교수는 이에 대해 "만약 교수등 전체 구성원들
이 원한다면 중간평가를 받을 용의가 있다"고 즉석에서 답변했다.
그러나 선우부총장과 김교수는 "양식있는 교수로서 절대 헛된 공약
을 발표하지는 않는다"는 답변으로 중간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나
타냈다.
전체 교수들은 이날 총장 후보 대상자들의 소견발표를 바탕
으로 다음달 2일 직접 비밀투표를 거쳐 2명의 총장후보를 선출, 정부에
통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