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히 연락바람=1472...칠칠맞은 인간=0772 ***.
무선호출기(약칭 삐삐)가 X세대 청소년들간에 필수 휴대품처럼 인식되
면서 삐삐 사용과 관련된 은어를 정리한 「삐삐 약어집」이 시중 서점에 등
장했다.
㈜계명월드가 펴낸 「삐삐로 삐삐로」와 도서출판 느낌의 「내 친구 삐
삐」 등 책자에 소개된 삐삐 은어는 연인간에 나누는 사랑의 속삭임과 빠
른 답신요구, 축하 인사, 약속 장소및 시간 변경 등에 관한 것이 대부분.
이현석계명월드 사장(35)은 『무선호출 서비스 가입자가 2월중 1천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대학생을 아르바이트로 고용, 은어 9백99가
지를 조사했다』며 『지난해 9월 발간이후 10만부 정도 팔렸다』고 말했다.
이 책자들에 소개된 내용은 사랑에 관련된 것이 많다. 「영원히 사랑해」
는 「0404」, 「당신의 사랑이 사무치오」는 「3575」, 「오빠 사랑해」는 「54」,
「열렬히 사랑해」는 「1010235」, 「당신은 나의 천사」는 「1004」…. 그렇지
만 친구사이임을 밝히고 싶을 때는 「7942」라고 친다.
또 「급히 연락을 바람」은 「1472」(일사천리), 「8282」, 「빨리 약속장소
로 나오라」는 「빨리 오오」를 본뜬 「8255」, 「야구장 가자」는 야구공 때리
는 의성어를 연상시키는 「0090」등으로 표현된다.
이밖에 자신이 실업자임을 나타내는 「영원한 백수」는 「0100」, 강의시
간에 들어가지 말고 「땡땡이」치자는 「0002」, 칠칠맞은 인간이라는 뜻의
「0772」, 「경찰을 불러달라」는 「0112」, 자동차 운행중 타이어가 터졌을 경
우 「0949」등이다.
청소년 사이에 소리없이 퍼진 은어는 현재 수백여 종으로 발전, 그들
의 번뜩이는 재치를 보여주지만 개중에는 일반인들이 이해할수 없는 것도
많이있다. 남자가 608을 치면 「나의 애인은 오직 너뿐이야」, 여자가 548
로 응답하면 「이젠 너의 말은 믿지않아」, 다시 남자가 941을 때리면 「계
속 만나고 싶어」, 여자의 484는 「서로에게 신경끄고 살자」는게 대표적인
케이스.
독문과에 재학중인 최인주양은 『평소 자주 사용하는 암호만
도 30여가지가 넘는다』며 『보통 암호는 친구 3∼4명이 약속해 정하기 때
문에 그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